박근혜가 한 '위안부 합의' 대신 사과한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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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12월 28일 타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할머니들의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 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에 앞서 문 대통령은 '최고의 예우'를 갖춰 할머니들을 청와대까지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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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나눔의 집'으로 대통령 비서실 의전 차량을 보내 청와대까지 안내했고 경찰과 대통령 경호처를 통해 국빈 이동 때와 같은 수준의 에스코트를 지시했다. 또 대부분 고령인 할머니들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구급차가 함께 이동하도록 했고 오찬이 끝난 후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할머니들을 모셨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청와대 충무실 현관 입구에 서서 입장하시는 할머니들을 일일이 반갑게 맞이했으며, 개별 이동으로 늦게 도착하신 한 할머니를 위해 15분간 현관에서 기다렸다 함께 입장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을 전체적으로 청와대에 모시는 게 꿈이었는데, 오늘 드디어 한자리에 모시게 되어 기쁘다"며 "국가가 도리를 다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봐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나라를 잃었을 때 국민을 지켜드리지 못했고, 할머니들께서도 모진 고통을 당하셨는데 해방으로 나라를 찾았으면 할머니들의 아픔을 보듬어 드리고 한도 풀어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할머니들의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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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못된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지난 합의가 양국 간의 공식 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천명했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인 이용수 할머니는 "2015년 12월 28일 합의 이후 매일 체한 것처럼 답답하고, 한스러웠다"며 "그런데 대통령께서 합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조목조목 밝혀줘 가슴이 후련하고 고마워서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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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식사과, 법적 배상을 26년이나 외쳐왔고 꼭 싸워서 해결하고 싶다.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로 애쓰시는데 부담드리는 것 같지만 이 문제는 해결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옥선 할머니도 "우리가 모두 90세가 넘어 큰 희망은 없지만 해방 이후 73년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도 사죄를 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느냐. 사죄만 받게 해 달라. 대통령과 정부를 믿는다"고 말했다.


13살에 평양에서 끌려가 아직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길원옥 할머니는 인사말 대신 '한 많은 대동강'을 불렀고 지난해 발매한 음반 '길원옥의 평화'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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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 대통령이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7일 발표된 한일 위안부 합의 검토 TF 조사 결과를 두고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대통령이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피해 할머니들에게 사과함으로써 위안부 합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 '재협상'에 가까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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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강 장관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파기나 재협상 등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요한 이웃인 중요한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해 신중하게 고민해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신년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는 오는 10일 전에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후속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그놈을..." 병상에 누운 '위안부' 할머니가 겨우 꺼낸 한마디'정대협' 윤미향 대표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위독한 상황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지현 기자 joh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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