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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목숨 구하다 순직한 '소방관 아들' 이름으로 '2억원' 기부한 아버지

31년 베테랑 은퇴 소방관 아버지와 이웃을 위해 헌신한 순직 소방관 아들의 아름다운 기부가 많은 이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인사이트(좌) 아버지 강상주씨, (좌) 아들 故 강기봉 소방교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시민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소방관 아들을 기리며 아버지가 자신과 아들의 이름으로 '2억원'을 기부했다.


아버지 역시 31년간 소방관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더한다.


2일 제주에 사는 강상주(63)씨는 서울 '사랑의 열매' 회관을 찾아 본인과 아들 강기봉(2016년 순직·당시 29세)씨의 이름으로 각각 1억씩 총 2억원을 전달했다.


아버지 강상주씨는 2014년 은퇴한 전직 소방관이었으며, 아들 강기봉씨는 2016년 울산에서 강물에 고립된 주민을 구하다 순직한 소방관이다. 


'소방관 부자'는 이번 2억 기부를 통해 2018년 새해 첫 아너 소사이어티 1·2호 회원이 됐다. 전체 기간으로는 제주 83·84호, 전국 1770·1771호다. 


전국에서 소방관이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며, '소방관 부자'가 함께 등록된 것 역시 최초다. 


인사이트


31년간 제주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한 아버지 강상주씨는 주민 안전을 위해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녹조근정훈장'까지 받을 만큼 뛰어난 베테랑 소방관이었다.


그런 아버지를 보며 자라온 아들 강기봉씨는 대학에서 간호학을 공부한 뒤 2015년 4월 울산 구급대원으로 소방공무원에 첫발을 내디뎠다.


아버지가 그래왔던 것처럼 강기봉씨는 수많은 재난 현장을 오가며 시민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힘써왔다.


온산소방서에 근무했을 당시에는 '체력 최강팀'에 선발될 정도로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모범적인 소방대원이기도 했다.


그러나 강기봉씨는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당시 갑자기 불어난 강물로 갇혀버린 주민을 구조하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인사이트故 강기봉 소방교 영결식 / 연합뉴스 


수재 현장에서 순직한 강기봉씨는 소방사에서 소방교로 1계급 특진했으며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아버지 강상주씨는 "119대원으로서 본분을 다하다가 떠난 아들을 기리는 방법을 찾던 중 가족과 상의해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에는 아들 이름으로만 기부할까 생각했지만 이웃을 위해 헌신한 아들과 뜻을 같이하고자 나란히 기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살아 있을 때도, 순직한 이후에도 오직 주변 이웃을 생각하는 '소방관 부자'의 아름다운 기부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밝게 비추는 등불이 되고 있다.


인사이트故 강기봉 소방교의 제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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