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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이라 고마웠네"…장례식장 눈물바다로 만든 어머니의 유서

유서는 단 14줄이었지만 자식들을 향한 노모의 사랑이 꾹꾹 담겨있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광주의 한 노모가 자식들에게 남긴 14줄짜리 유서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27일 뉴시스는 난소암으로 1년가량 투병하다 이달 중순 세상을 떠난 70대 나모(78) 씨가 3남 1녀 자식들에게 남긴 유서를 공개했다. 


나씨는 암 말기 진단을 받고 호스피스 병원으로 옮길 때쯤 가족들 몰래 이 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남긴 유서는 단 14줄이었지만 자식들을 향한 노모의 사랑이 꾹꾹 담겨있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나씨는 이 유서에서 "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을 고마웠네. 자네들이 나를 돌보아줌이 고마웠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자네들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어미라 불러주고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본 눈길에 참 행복했다네"라며 자녀들의 갓난아이 적을 추억했다. 


그는 "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험한 세상 속을 버틸 수 있게 해줌도 자네들이었네"라고 말했다. 


나씨는 40대 초반, 시청 공무원이었던 남편을 암으로 먼저 떠나보낸 후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오직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산 것으로 전해졌다. 


노모는 맏딸과 세 아들을 일일이 부르며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그는 "딸 아이야, 맏며느리, 맏딸 노릇 버거웠지? 큰 애야, 맏이 노릇 하느라 힘들었지? 둘째야, 일찍 어미 곁 떠나 홀로 서느라 힘들었지? 막내야, 어미젖이 시원치 않음에도 공부하느라 힘들었지?"라며 자식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그러면서 "고맙다. 사랑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지난 19일 치러진 장례식에서 자녀들은 이 유서를 읽었다. 유서를 읽는 동안 장례식장은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했다. 


당시 장례식에 참석한 한 지인은 "어머니의 한없는 자식사랑, 희생적인 삶에 가슴이 미어졌다"고 말했다.


고인은 장례식 후 전남 함평군 대동면 선산에 있는 먼저 떠난 남편의 묘소 옆에서 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고인이 남긴 유서 전문이다. 


"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을 고마웠네"


자네들이 나를 돌보아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어미라 불러주고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본 눈길에 참 행복했다네....

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험한 세상 속을 버틸 수 있게 해줌도 자네들이었네


병들어 하느님 부르실 때, 

곱게 갈 수 있게 곁에 있어줘서 참말로 고맙네..


자네들이 있어서 잘 살았네

자네들이 있어서 열심히 살았네....


딸아이야 맏며느리, 맏딸노릇 버거웠지?

큰애야.... 맏이노릇 하느라 힘들었지?

둘째야.... 일찍 어미곁 떠나 홀로 서느라 힘들었지?

막내야.... 어미젖이 시원치 않음에도 공부하느라 힘들었지??


고맙다 사랑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 (2017년 12월 엄마가)


폐병으로 숨 못쉬는 딸 위해 매일 새벽 기도하며 오열하는 노모 (영상)아픈 딸을 위해 매일 새벽 기도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노모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들이 도둑질 했다는 말에 차고 있던 '금팔찌' 내준 78세 노모희소병을 앓는 아들이 도둑질을 했다는 소식을 들은 노모가 차고 있던 얇은 금팔찌를 풀어내놓으며 합의금에 보태 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