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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풀어주자 사육사 아빠에게 돌아왔던 '돌고래 금등이' 5개월째 실종

지난여름 20년 만에 고향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5개월째 실종 상태다.

인사이트금등이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20년 만에 자유를 찾아 고향 제주 앞바다에 도착하고도, 자신을 자식처럼 돌봐온 사육사 아빠에게 돌아왔던 돌고래가 있었다.


바다로 가지 않고 한참이나 작별인사를 건네며 사육사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던 돌고래 금등이. 


금등이와 그의 친구 대포가 자연에 방생된 지 다섯 달째, 실종 상태다.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는 지난 5월 서울대공원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돌아왔다. 


이들은 야생 적응 기간을 거쳐 지난 7월 제주 함덕 앞바다에 방류됐다. 하지만 5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금등이와 대포 / 연합뉴스


금등이와 대포는 20여 년간 수족관에 갇혀 지냈다. 금등이는 지난 1998년, 대포는 1997년 각각 제주도 앞바다에서 어업용 그물에 걸려 사람에게 잡혔다.


그렇게 서울대공원 동물원으로 옮겨진 금등이와 대포는 올해까지 공연에 동원됐다.


포획당했을 당시 채 10살도 안 된 어린 돌고래였던 금등이와 대포는 그 2배가 넘는 세월을 수족관에서 보냈다.


현재 금등이와 대포의 나이는 각각 25살에서 23살로 추정된다. 사람으로 치면 50대의 나이다.


그 때문에 녀석들이 돌아간 야생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폐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연합뉴스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안타깝지만 살아있지 않다고 본다"고 짐작했다.


그는 "방류된 돌고래들은 낯선 환경에서 더욱 조심스럽게 행동한다"며 "익숙한 해안선 인근에 머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금등이와 대포는 방류된 이후 단 한 차례도 발견되지 않았다. 녀석들이 제주도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장 교수는 추측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금등이와 대포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온 제주대학교 돌고래 연구팀은 살아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주 해류의 흐름상 돌고래가 폐사하면 사체는 뭍으로 떠밀려 들어오게 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금등이와 대포의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


인사이트


인사이트연합뉴스


연구팀은 돌고래들이 고향 지역을 이탈해 수백km 떨어진 다른 지역에서 종종 발견되는 사례들을 언급하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최근 동해안으로 이동한 방어 떼를 따라 동해로 갔을 수도 있고, 일본으로 건너갔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공원과 제주대 돌고래 연구팀은 "전국의 연안 또는 일본에서 금등이와 대포가 발견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금등이와 대포는 멸종위기에 놓여 국제보호종으로 지정된 남방큰돌고래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연안에만 100여 마리 정도 서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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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돌아간 친구 그리워 벽에 코박고 '자해'하는 돌고래 태지 (영상)바다로 돌아갈 수 없는 돌고래 태지의 사연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