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파묻혀 얼어 붙은 채 발견된 남성 포기하지 않고 살려낸 의사
동사한 줄 알았던 남성이 30일 만에 눈을 뜨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인사이트] 황비 기자 = 쏟아지는 눈 속에 파묻혀 얼어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남성이 기적적으로 눈을 뜬 사건이 재조명됐다.
최근 미국 ABC 뉴스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 다니는 청년 저스틴 스미스(Justin Smith, 26)가 30일 만에 극적으로 깨어난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저스틴은 친구들과 거하게 술을 마신 뒤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필름이 끊겨 길에 쓰러졌다.
영하 4도의 날씨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저스틴은 다음 날 아침 돌아오지 않는 아들이 걱정돼 찾아 나온 아버지에게 얼어붙은 채로 발견됐다.
구조대가 급히 출동하기는 했으나 12시간 만에 쏟아지는 눈 속에서 발견된 저스틴에게선 맥박이나 호흡 등 그 어떤 생체 신호를 찾아볼 수 없었다.
구조대는 저스틴이 이미 사망했다고 생각해 천으로 얼굴을 덮기까지 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던 아버지와 의사는 계속해서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하며 저스틴을 리하이 밸리(Lehigh Valley) 병원으로 옮겼다.
의사 제럴드 콜맨(Gerald Coleman)은 저체온증 환자들이 맥박이나 호흡이 없는 상태에서도 되살아난 사례가 있다며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공급)'치료를 제안했다.
에크모는 환자의 피를 몸 밖으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몸 안으로 넣어주는 장치다.
반신반의하며 치료를 시행한 결과,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저스틴이 정말로 30일 후에 눈을 뜬 것이다.
의료진이 가장 우려했던 뇌 손상도 없었다. 몇 분만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도 뇌세포가 파괴되지만 맥박과 호흡이 없었던 저스틴의 뇌는 멀쩡했다.
리하이 밸리의 의료진 중 한 사람은 "저체온에서는 뇌와 다른 장기의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록 심한 동상으로 새끼손가락과 발가락 일부를 절단해야 했지만 저스틴은 기적적으로 되살아난 것에 의료진에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저스틴은 "당시 마치 꿈에서 깨어난 것 같았지만, 그건 꿈이 아니었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콜맨 박사는 "모든 일이 일어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앞으로도 저체온증 환자를 치료하는데 저스틴의 사례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황비 기자 be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