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 컴퓨터' 고쳐쓰는 소방관에게 수리 기사님이 해준 '선행'
사비를 들여서 컴퓨터를 고쳐야 하는 현직 소방관에게 공짜로 컴퓨터를 고쳐준 수리 기사님의 선행이 전해졌다.
[인사이트] 이유리 기자 = 사비를 들여서 컴퓨터를 고쳐야 하는 현직 소방관에게 공짜로 컴퓨터를 고쳐준 수리 기사님의 선행이 전해졌다.
지난 9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부산 사하구에서 컴퓨터 수리 판매점을 운영하는 A사장님이 공개한 글과 사진들이 올라왔다.
A씨는 최근 매장 인근에 있는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예전에 한 소방관이 중고 모니터를 구입하려고 자신의 매장에 찾아왔는데 당시 그는 "제일 싼 중고품을 추천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유는 사비로 모니터를 구입해야 하는데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했기 때문에 A씨에게 '저렴한 모니터'를 달라고 했던 것이다.
A씨는 평소 소방관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었기에 중고 모니터를 그냥 '선물'로 드렸고 나중에 고장나면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모니터를 받아간 소방관이 최근 전화를 걸어 "컴퓨터가 고장난 것 같다"고 연락해온 것이다.
A씨는 소방서를 직접 찾아가 컴퓨터를 분해한 뒤 살펴보니 낡은 중고 컴퓨터에는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파워가 불량이어서 수리를 했는데 또 다시 문제가 생겼다. 알고보니 파워와 메인보드, CPU 등 3가지를 전부 교체해야만 했다.
사실 이 정도로 고장이 나면 컴퓨터를 교체하는 게 좋지만 A씨는 자신이 갖고 있는 부품들을 이용해 말끔하게 수리를 했다.
박봉에 시달리는 소방관들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 비용도 받지 않고 모두 무상으로 교체했다.
A씨는 이런 내용을 온라인 커뮤티니에 공개해 소방관들의 노고를 함께 생각해 보자고 제안했다.
훈훈한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의 선행에 대해 "정말 좋은 일 하셨습니다", "소방관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칭찬을 이어갔다.
한편 열악한 환경과 박봉에 시달리는 국내 소방관들의 처우 문제는 늘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소방관들의 상당수가 업무로 인한 심각한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소방공무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불면증, 우울증, 알코올성 장애 등을 앓고 있다.
충북도 소방본부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충북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의뢰해 소방공무원 1,377명의 정신건강에 대해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1.5%인 21명이 PTSD 위험군으로 분석됐다.
우울증을 겪는 소방공무원도 2.6%인 36명으로 집계됐으며 3.8%(53명), 6.0%(83명)는 각각 불면증과 알코올성 장애 등의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이유리 기자 yur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