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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오진에 13년간 못 걸은 여성, 치료비 5억 들었는데 배상금 고작 1억

황규정 기자 2017.12.07 21:14

인사이트SBS 8시 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뇌성마비'라는 의사 말에 13년을 걷지 못하고 지낸 20대 여성. 그런데 알고 보니 뇌성마비가 아니라 '세가와병'이라는 다른 질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약을 바꾸자 놀랍게도 이 여성은 불과 며칠 만에 벌떡 일어나 두 다리로 걷게 됐다.


병원의 오진 때문에 무려 13년이라는 시간과 5억원이라는 치료비를 잃었지만, 정작 이 여성에게 떨어진 건 배상금 1억원이 전부였다.


7일 피해자의 아버지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고통 속에 살았던 가족들 심정과 현재 피해자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올해 스무살이 된 피해자 A씨는 3살 때 절뚝절뚝 발을 절어 처음 병원에 갔다. 그때는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인사이트SBS 8시 뉴스 


6살이 됐을 때 학예회 도중 옆으로 넘어지면서 그때부터 못 걷게 됐다. 병원은 A씨에게 '경직성 뇌성마비'라는 진단을 내렸다.


A씨는 아침엔 잠시 걷고 저녁에는 점점 몸이 굳어 못 걷는 하루를 매일 반복했다. 물리치료를 받고, 좋은 병원을 수소문하러 다니느라 10년간 약 4~5억원이 들었다.


그러던 중 2012년도에 만난 물리치료사가 A씨를 보더니 "아무래도 뇌성마비가 아닌 것 같다"며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A씨 MRI를 본 의사는 다른 약을 처방했고, 3일이 지났을 때 A씨가 방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오며 "아빠, 나 걸어요"라고 말했다.


처음엔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처음 갔던 병원의 '오진' 때문이었다. 뇌성마비가 아닌 세가와병을 앓고 있는 A씨에게 잘못된 약을 처방해 지금까지 못 걸었던 것이다.


인사이트SBS 8시 뉴스 


A씨가 앓고 있는 세가와병은 치료약만 잘 쓰면 별다른 합병증 없이 해결되는 병이었다.


그동안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초, 중, 고등학교 생활을 했던 A씨는 친구들한테 놀림도 많이 당하고 사람들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았다.


의사가 내린 뇌성마비 진단 하나에 A씨와 A씨 가족들은 지난 13년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다. 


그런데도 병원 측은 사과는커녕 세가와병이 발견하기 힘든 질환이라 그랬다며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A씨 아버지는 "병원은 재판정에서도 2천 5백만원, 3천만원 밖에 못 물어주겠다며 너무 억울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SBS 뉴스 


재판부에서도 당시 의료기술과 학계 연구 상황에 따라 의사가 세가와병을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었다는 점을 참작해, 병원이 A씨 가족에게 1억원을 배상하는 것으로 조정 결정을 내렸다.


아버지는 "아무리 그렇더라도 2005년부터는 의사라는 세가와병을 알아야 할 병인데"라며 병원 측이 사과 한마디 없었다는 점에 유감을 표했다.


현재 A씨는 대학교에 진학해 산업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다. 자기처럼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살고 싶다는 게 A씨의 바람이다.


13년 만에 새 삶을 얻게 된 A씨와 그의 가족들은 마지막으로 "이런 일을 겪고 있는 뇌성마비 부모들과 애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며 "빨리 치료방법을 발견해 나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약 잘못 먹어 13년간 못 걸은 환자 '오진' 밝혀낸 '경력 28년' 물리치료사병원 오진을 밝혀 13년간 누워 지낸 환자를 다시 걷게한 건 28년 경력의 물리치료사였다.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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