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의 다리에서 '초록색 피'가 철철 흘러나왔다
실제로 초록색 혈액이 발견돼 의학계는 물론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피가 붉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반 상식이다.
사실 상식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누구나 배우지 않아도 피는 빨간색이라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초록색' 피는 어떤가. 실제로 초록색 혈액이 발견돼 의학계는 물론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영국 BBC가 보도한 "남성의 다리에서 초록색 혈액이 검출됐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됐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캐나다에 사는 한 익명의 42세 남성은 다리에 갑작스럽게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
검진 결과 근육과 신경조직으로의 혈류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해 통증을 유발하는 구획증후군(Compartment Syndrome)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남성은 수술을 받기로 하고 수술실에 들어섰고, 의료진은 그의 다리를 수술하던 중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남성의 다리에서 다름 아닌 '암녹색 혈액'이 흐르고 있던 것이다.
이 사실은 의학계를 혼돈에 빠뜨렸다. 의사들도 처음 접하는 사례이며, 학계에도 보고된 적 없는 경우였다.
캐나다 밴쿠버 세인트폴 병원 의료진은 해당 환자의 혈액을 정밀 검사하며 원인을 분석했다.
의료진은 남성이 평소 편두통 때문에 약물 '수마트립탄(Sumatriptan)'을 복용했는데, 이것이 혈액을 초록색으로 만든 원인이라고 밝혔다.
약물 과다 복용이 적혈구 내 산소를 운반하는 성분인 헤모글로빈에 황이 달라붙는 상태인 설프헤모글로빈혈증(Sulfhaemoglobinaemia)을 유발했고, 이로 인해 혈액 색깔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다행히도 남성 환자는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건강을 회복했고, 퇴원 후 수마트립탄 복용을 중단했다.
약물 복용을 중단하자 약 5주가 지나고 혈액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