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아들이 담배 피우는 걸 알게된 '골초 아빠'의 참교육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담배를 피우는 사실을 알게 된 '골초 아빠'의 훈육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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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아들은 몰래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담배를 피우는 사실을 알게 된 '골초 아빠'의 훈육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들이 흡연을 합니다'라는 장문의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를 모았다.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인 A씨는 귀가한 뒤 아내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고민에 빠졌다.
청소년 시절에 피우는 담배는 성인보다 더욱 건강에 해롭다(자료 사진) / 연합뉴스
아내는 평소와 다르게 남편 A씨를 보고 뭔가 할 말이 있는 표정으로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고보니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집 근처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이웃집 아주머니가 발견했던 것.
이런 사실을 전해듣고 혼자 고민하다가 남편이 돌아오자 어떻게 대응해야 좋을지 물어왔던 것이다.
10대 시절에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흡연을 하는 경우가 많다(자료 사진) / 연합뉴스
A씨는 조용히 아들만 데리고 저녁을 먹으러 외출을 했다고 한다.
함께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하다가 어느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한 잔 마시며 대화를 시작했다.
아빠가 자신의 흡연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모르고 있던 아들은 아빠와 학교 생활과 친구들 관계 등을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함께 했다.
A씨가 기다렸다는 듯 "네가 담배 피우는 것을 이웃집 아주머니가 봤다"고 말하자 아들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자신은 아니라고 변명했다고 한다.
요즘에는 건강을 생각해 금연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자료 사진) / 연합뉴스
아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침착하게 듣고 난 뒤 A씨는 5분 정도 혼자서 생각을 했다.
A씨는 속으로 '내가 아들에게 담배 피운다고 혼낼 입장인가?'라고 생각했다.
A씨는 아들보다 더 어린 나이에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셨던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렸던 것.
특히 오래 전 아버지에게 A씨 자신도 담배를 피우다가 걸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버지의 '훈육법'은 다른 아버지들과는 무척 달랐다고 한다.
A씨 역시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담배 피우다 걸렸다고 한다(자료 사진) / Gettyimages
A씨의 아버지는 그 당시 아들에게 "너에게 주민등록증이 나올 때까지 아버지도 담배와 술을 끊겠다. 주민등록증 나오면 그때 자갈치 시장에 가서 소주 한잔 마시자"고 말씀 하셨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A씨도 아빠가 되어 있었다. 카페에 앉아 있는 아들은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A씨는 아들에게 "아빠는 니가 주민등록증 나오면, 할아버지가 아빠 처음 주민등록증 나온 날에 소주를 사주셨던 자갈치시장에 가서 할아버지처럼 너에게 꼼장어랑 같이 소주 한 잔 먹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담배를 꺼내 손으로 잘라버리면서 "니가 주민등록증 나오는 날까지 아빠도 담배 안 피울께, 그런 김에 아빠도 아예 담배를 끊을 수도 있고"라고 덧붙였다.
A씨는 스스로 모범을 보여 아들을 교육하기로 마음 먹었다(자료 사진) / Gettyimages
A씨는 "니가 주민증이 나오고 나서 담배를 피워도 아빠는 아무말 안 할거고, 술을 먹어도 아무말 안 할거다. 그러나 과하게만 하지마라"고 말하고 카페에서 나왔다.
그는 "나도 아들이 주민등록증 나오는 날까지 정말 진짜로 흡연이나, 음주는 안 할 것입니다. 아들과의 약속이니..."라고 글을 맺었다.
해당 게시글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정말 멋진 아버지이시다", "저도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금연하겠습니다",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게 가장 좋은 교육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던 흡연과 음주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중·고등학생의 흡연율은 6.3%로 전년보다 1.5%포인트 감소했고, 음주율도 15.0%로 같은 기간 1.7%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중·고등학생의 흡연율은 2013년 10% 미만으로 낮아진 후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를 이어갔고, 음주율도 10년 전(28.6%)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Youtube '대한민국 보건복지부'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