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군수에게 줄 '뒷돈' 빼돌린 뒤 김치통에 넣어 땅에 묻은 공무원
수천 만원의 뇌물을 받아 자신의 집에 숨겨둔 공무원들이 검찰에 자백했다.
[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김치통에 수천만 원의 돈다발을 담아 땅에 묻은 공무원이 검찰에 적발됐다.
지난 18일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따르면 보성군 공무원 A 씨가 지난 8월 업체에서 받은 뇌물을 검찰에 자백했다.
보성군에서 경리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A 씨는 관급 계약 브로커로부터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20회에 걸쳐 2억 2500만 원을 받았다.
이 중 1억 5000만 원은 이용부 보성군수에게 건네고 나머지는 자신의 집 마당에 묻어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 씨의 자백에 따라 집 마당에 묻혀 있던 현금 등 7,500만 원을 확보했다.
A 씨는 검찰 조사 당시 "업체로부터 받은 돈의 액수가 너무 크고 겁이 나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없도록 땅에 묻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자백 이후 그의 전임자인 B 씨도 뇌물 2,500만 원을 보관하고 있다고 자수했다.
B 씨는 2억 3,900만 원을 받아 이 군수에게 상납하고 나머지 2,500만 원을 자신의 집에 보관하다 검찰에 자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지난 9월부터 A 씨와 B 씨의 신고를 바탕으로 보성군의 관급 계약 비리와 군수 뇌물 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20여 개 업체에 관급 공사를 맡기는 대가로 뇌물 3억 5천만 원을 수수한 이 군수가 구속됐다.
또한 검찰은 이 군수의 측근과 브로커 등 3명을 추가 기소하고 A 씨와 B 씨는 책임 감경으로 불구속기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