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택시기사 욕설로 30분간 공포에 벌벌 떨어야 했던 16세 시각장애 소년

16살 시각장애 소년에게 욕설을 퍼붓고 도로 한복판에 내리게 한 택시기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인사이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뉴스룸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자신에게 욕설을 퍼붓고 도로 한복판에서 내리게 한 택시기사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 16살 시각장애 소년은 30분간 공포에 벌벌 떨어야 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무려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소년은 심리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오후 3시 40분께 국립 서울맹학교에 다니고 있는 고등부 2학년 A(16)군은 집으로 가기 위해 학교로 장애인 택시를 예약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뉴스룸


택시기사는 올해 2월 처음 장애인 생활이동지원센터에 입사한 B씨로, 그는 지체 장애 6급 장애인이었다.


9년 전부터 해당 센터를 통해 '장애인 택시'를 이용했던 A군이었지만 B씨가 운행하는 택시를 탄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학교인 서울 신교동과 집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를 매일 오갔던 A군은 택시기사 B씨에게 자신이 아는 길을 설명하며 그쪽으로 가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B씨는 A군의 말을 무시하고 차량 네비게이션을 따라 움직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뉴스룸


자신이 알던 길로 가지 않자 불안해진 A군은 다시 한 번 택시기사에 '자하문 터널'을 지나 내부순환로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도 B씨는 네비게이션을 따라가고 있다며 A군의 요청을 거절했고, A군은 여러 차례 길을 바꿔 달라고 하자 B씨는 "불법 유턴을 하라는 거냐"며 윽박지르기 시작했다.


놀란 A군은 B씨에게 언성을 낮춰달라고 말했고, 그때부터 B씨는 A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뉴스룸


심지어 B씨는 "내리라"고 소리쳤고 공포에 휩싸인 A군은 차가 정차한 틈을 타 스스로 문을 열고 도로 밖으로 나왔다.


A군은 안전한 곳에 정차해 내렸다고 말했지만, 차가 멈춰선 곳은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인근 5차로 한복판이었다.


2차 사고를 우려해 B씨가 함께 따라 내렸고 두 사람은 다시 택시에 올라탔다. 이후 A군이 택시기사한테 내려달라고 거듭 말했지만 B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차를 몰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뉴스룸


결국 A군이 112에 신고하고 나서야 4km 떨어진 서울 신당동 약수역 앞에서 겨우 하차할 수 있었다. 이날 A군은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지팡이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다행히 약수역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의 도움을 받아 지하철을 탔고, 수서역에서 부모님을 만나 무사히 귀가했다.


당시 A군의 부모님은 A군이 식은땀을 너무 많이 흘려 온몸이 물에 휴지가 젖은 것처럼 축축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뉴스룸


사건 당시 A군은 택시기사의 욕설을 모두 휴대폰으로 녹음했다. A군 가족은 해당 음성파일과 함께 B씨를 처벌해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B씨는 시각장애인인 A군을 안전한 곳에 내리게 하기 위해 바로 내려주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성남수정경찰서는 감금 혐의로 B씨를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으며 장애인 생활이동지원센터 측은 B씨의 사표를 수리한 상태다.


센터 관계자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교육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을 차가 쌩쌩 달리는 찻길로 안내하는 '점자블록'점자블록이 엉뚱한 곳을 안내하거나 심지어 차로로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장애인 싫어하는지 몰랐다"…무릎 꿇은 엄마들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서울 강서구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가 인터뷰에 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