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연장 후 첫 심경 밝힌 박근혜 "정치 보복, 나한테서 끝내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가 구속 연장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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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가 구속 연장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16일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 참석해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 찍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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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 전 대통령은 "구속돼서 재판을 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참한 시간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으로 돌아왔고 이로 인해 모든 명예와 삶을 잃었다"고 밝히며 최순실을 간접 언급했다.
자신은 재임 기간 동안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다며 결백을 거듭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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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6일)이 1차 구속기한의 마지막 날이었음을 상기시킨 박 전 대통령은 "다시 구속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인들도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이날 변호인단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제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란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치겠지만 포기하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연장 반대 외치는 지지자들 / 연합뉴스
아울러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며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와 기업인에게 관용이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해준 분들이 있다고 언급하며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는 말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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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직권으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수사와 재판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원활한 재판을 위해 구속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자유로운 방어권 행사를 침해당하고 있어 구속연장을 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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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될 경우 재판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 5월부터 서울구치소 생활을 시작한 박 전 대통령은 17일 0시를 기준으로 6개월 더 독방에 머물게 됐다.
공교롭게도 박 전 대통령의 2차 구속기간은 세월호 참사 4주기인 2018년 4월 16일까지다.
유영하 변호사 / 연합뉴스
한편 이날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고 유영하 변호사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무죄추정과 불구속 재판이란 대 원칙이 힘없이 무너지는 현실을 목도했다"며 변호인단 모두가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되지 않을 것이며 치욕적인 흑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라며 재판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