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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값 오르자 '건물주'들이 폐지 줍기 나서…"노인 생계 위협"

배다현 기자 2017.10.11 16:31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폐지 가격이 오르면서 수거 경쟁이 치열해져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던 노인들의 처지는 오히려 더 어려워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환경공단이 발표한 ‘2017년 9월 재활용가능자원 가격조사’에 따르면 폐신문지 가격은 1kg에 전남 155원, 충북 152원, 강원 149원 등 지역별로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150원대에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9월 폐신문지 가격이 1kg에 전남 99원, 충북 104원, 강원 76원 등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약 50%가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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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폐지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수요·공급에 따라 제지사가 가격을 많이 올렸고, 중국의 대형 쇼핑몰에서 박스 수요가 많아져 종이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하락세를 지속하던 폐지 가격이 올해 초부터 조금씩 오르면서 온종일 거리를 누비며 힘겹게 폐지를 줍는 노인들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됐다. 


하지만 폐지 가격이 오르면서 오히려 수거 노인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폐지 가격이 오르자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이들까지 폐지 수거에 뛰어들기 시작했으며 차량을 동원해 대규모 수거에 나서는 '기업형'도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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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에서 폐지를 줍는 70대 노인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폐지 가격이 올라 좋다고 생각했는데 폐지 줍는 사람들이 많아져 오히려 벌이가 신통치 않은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5~6년 전에는 폐지 값도 비쌌고 폐지 경쟁도 심하지 않아 8시간 정도 수거하면 2만원 이상은 벌었는데 지금은 밤늦게까지 돌아다녀야 겨우 절반 정도 수준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제천의 한 자원관리업체 관계자는 "폐지 가격이 오르면서 건물주들까지 가세해 차량을 동원, 대대적으로 수거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레를 끌고 다니는 노인들이 경쟁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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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14년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과 생명나눔재단 등 5개 기관이 김해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 19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53.3%가 '경제적인 이유로 폐지를 줍는다'고 응답했으며 11.6%는 '부양 가족의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시장소득 기준(1인 가구 포함) 63.3%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아 연금·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많은 노인들이 생계를 위해 거리로 내몰린 상황이다. 


임철진 생명나눔재단 사무총장은 "경제 불황으로 폐지 줍기에 뛰어들고 있는 사람들을 탓할 수는 없다"며 "근본적인 원인을 노인들이 생계를 이을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이나 노인 복지 제도 부족에서 찾고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앞두고 외롭게 '폐지' 줍는 할아버지 도와드린 남학생들지나가던 남학생들이 떨어진 폐지를 홀로 줍고 있는 할아버지를 도와주는 '훈훈한' 모습이 포착됐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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