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서 난리난 초등학생이 10분만에 쓴 시 '첫눈'
한 초등학생이 '첫눈'이라는 주제로 대한민국의 현실을 신랄하게 꼬집는 풍자시를 써 놀라움을 자아낸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순수한 동심으로 가득 차 있을 한 초등학생이 '첫눈'을 주제로 사회 풍자가 가득한 동시를 써 놀라움을 자아낸다.
최근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천재적인 초등학교 시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 학교 숙제로 10분 만에 써 내려갔다는 이 시는 "첫눈이 내린다"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보통의 초등학생이라면 '첫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 깨끗함, 눈을 맞으며 즐겁게 뛰어오는 친구들 등을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초등학생은 조금 시선이 달랐다. 이 친구는 처음 내린 눈과 그 위로 쌓이는 눈을 보고 '계급사회'를 떠올렸다.
시를 살펴보면 "사람들은 모두 맨 위에 있는 눈을 보고 아름답다고 한다.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맨 위에서 태어났을 뿐인데 자기들이 전부인 것 마냥 아름답다며 사치스러운 자태를 뽐낸다"라는 구절이 있다.
처음 떨어진 눈은 그 위로 떨어지는 눈의 무게를 모두 견디다 결국 시커멓게 변해 하수구로 흘러들어가고 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이 이 초등학생의 생각이다.
부모의 재력에 따라 '흙수저', '금수저'로 나뉘며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정확히 꼬집은 대목이기도 했다.
놀라운 필력으로 사회를 풍자한 이 '첫눈'이라는 시에 누리꾼들은 "어른들보다 낫다", "아이들 눈에도 세상이 이렇게 보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이런 세상이 되지 않도록 어른들이 노력해야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래는 시 '첫눈' 전문
첫눈
첫눈이 내린다.
맨 처음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맨 아래 있던 눈.
맨 아래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아래.
눈이 되지 못하고 땅바닥으로 고꾸라져 녹아버린다.
중간에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중간에 있던 눈.
중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중간.
아래의 눈들이 얼려놓은 땅으로 힘들게 쌓인다.
맨 위에 떨어지는 눈은
태어날 때부터 맨 위에 있던 눈.
맨 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위.
아래의 눈들이 빚어놓은 푹신한 땅 위로 상처 없이 떨어진다.
사람들은 모두 맨 위에 있는 눈을 보고 아름답다고 한다.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맨 위에서 태어낫을 뿐인데
자기들이 전부인 것 마냥 아름답다며 사치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첫 날에 내린 진짜 첫 눈은
언 바닥에 몸을 내박으며 물의 파편이 되어
지금즘 하수구로 흘러 들어 억울함에 울부짖고 있는 것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
난 눈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