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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 마음 훔쳐간 택배 기사님 '레전드' 문자 7

힘든 와중에도 넉넉한 웃음을 보여주는 택배 기사님들의 훈훈한 문자를 모아봤다.

인사이트(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우)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택배 회사가 가장 바쁜 추석이 왔다.


명절 선물을 택배로 보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택배 기사님들은 식사를 간편식으로 해결하고 수면 시간을 아껴가며 택배 상하차 작업을 이어 간다.


하루에도 200~300호를 방문하는 이들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에서는 쌀 포대처럼 무거운 짐을 들고 걸어 올라가야 할 때도 있다.


심지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만 100곳의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이 택배차를 막아 올여름 30도가 넘는 뙤약볕 아래서 택배 기사들이 수레 차를 여러 번 오가며 배송하게 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인사이트(좌) MBN '뉴스데스크', (우)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26일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서울노동권익센터가 발표한 '노동실태 조사'에 따르면 택배 기사의 노동 시간은 연간 3848시간이며 이는 우리나라 평균 노동시간(2069시간)보다 1779시간 긴 수치다.


응답자들의 월평균 근무일은 25.3일로 대다수가 주 6일 근무이며 90% 이상이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휴일이 없다고 답했다.


택배 기사들이 고객들에게 받는 대우 또한 열악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좌) 연합뉴스, (우) gettyimagesBank


지난 1월 24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총 6개 업체 소속 기사 378명을 대상으로 한 '택배 노동자 현장·인권·노동 실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58%(218명)가 '본인 잘못이 없는데도 고객에게 욕설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휴일 없이, 날씨의 악조건하에서, 인권 유린의 위협에 내몰리며 이들이 박스당 얻는 수수료는 불과 700~900원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일하는 택배 기사님들의 레전드 문자가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힘든 와중에도 넉넉한 웃음을 보여주는 그들의 훈훈한 문자를 살짝 들여다보자. 


1. 받아치기형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처음으로 배달해달라며 고객이 '1빠'라고 유행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지금 가도 6빠"라며 유행어를 자연스럽게 받아 센스 넘치는 대화로 이어가고 있다.  


2. 인정형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부재중이라 경비실에 맡기고 간다는 택배 기사의 말에 고객이 집이라고 말하고 있다. 


거짓말을 시인한 택배 기사의 말줄임표가 웃음을 자아낸다.


3. 확인형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감자를 많이 배달해 먹거나 지인이나 시골에서 받는 집이었을까.


위의 택배 기사님의 문자는 처음에는 길게 내용 전부를 밝히더니 점점 줄어들다 나중에는 가장 필요한 내용만 적고 있다.


택배 도착 확인은 확실히 하면서도 내용이 점점 줄어드는 문장 줄이기 신공을 보여주어 무릎을 치게 한다. 


4. 보기형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이 문자에는 방문 예정 시간과 물건 놓을 위치가 보기로 나와 있어 택배 기사님의 친절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특히 각 번호의 끝에 서로 다른 이모티콘을 넣어 귀여움을 더했다. 


5. 유머형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친절하게 택배 전달 배송을 전하는 이 문자는 이모티콘이나 물결 표시가 하나도 표시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보면 웃음이 난다. 


특정 브랜드의 치킨을 떠올리는 말로 고객의 말을 유머로 받고 있다. 


6. 착각형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이 택배 기사님은 "(택배를) 빨리 보고 싶어요~"라는 고객의 말에  "나두"라고 대답한다.


여자친구인 줄 알고 보낸 답문에 바로 해명하는 당황한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7. 제안형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요즘에는 각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고객들이 무거운 물건을 마음껏 주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위의 경우처럼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는 등의 만약의 사고가 터지면 택배 기사 혼자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무거운 짐도 가끔 있기 마련이다.


안타까워하는 고객의 말에 당당하게 중간에서 만나자고 말하는 택배기사님의 제안이 누리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음료수나 물수건 등 물질적인 것을 준비하지 못하더라도 택배 기사님들을 만나면 "감사합니다" 한마디를 전해보는 건 어떨까.


'택배차 금지' 아파트 때문에 땡볕에 '걸어서' 배송하는 택배기사들쾌적한 주거 환경을 추구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서울의 아파트들이 '택배차' 진입을 금지하면서, 택배기사들의 근무 환경이 더욱 열악해졌다.


"택배기사인 저는 휴가가 없어 가족 행사도 챙길 수 없네요"택배 배달하는 남자친구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여자친구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됐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