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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서 1,300년 전 신라 왕족이 사용했던 '수세식 화장실' 발견

신라의 별궁이었던 경주 동궁(東宮)에서 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세식 화장실 유구가 나왔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신라 천년고도 경주에서 8세기 통일신라 왕족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수세식 화장실 유구가 발견됐다.


우리나라 고대 화장실 유구 중에 화장실 건물과 변기, 오물 배수시설이 모두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 '동궁과 월지'(사적 제18호, 옛 사적명 '안압지') 북동쪽 지역에서 수세식 화장실 유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유구는 정면 2칸, 측면 1칸 규모로 전체 넓이는 2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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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궁과 월지(東宮과 月池)'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직후 문무왕 14년(674년)에 세운 동궁과 주요 관청이 있었던 곳으로 이곳에서는 인공 연못과 섬 등 유물 3만여 점이 출토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07년부터 북동쪽 인접 지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수세식 화장실 유구는 화장실 건물과 변기, 오물 배수시설이 모두 발견된 최초의 사례다.


석조변기는 타원형 변기 좌우에 발을 디딜 수 있는 널찍한 직사각형 판석이 놓여있는데, 사람이 쪼그리고 앉아 용변을 보면 오물이 도랑을 통해 배출되는 형태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은 "물을 유입하는 설비가 따로 갖춰지지 않은 점으로 미뤄 항아리에서 물을 떠서 변기에 흘려 오물을 씻어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급 석재인 화강암이 쓰였고, 변기 하부와 배수시설 바닥에 타일 기능을 하는 전돌을 깐 것을 보면 통일신라 왕실에서 사용한 고급 화장실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경주와 익산 등지에서 고대 화장실 유구가 출토됐다.


익산 왕궁리에서는 7세기 배수저류식 화장실 유적과 뒤처리용 나무 막대기가 발굴됐으나 석조 변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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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주 불국사에서는 8세기에 제작된 변기형 석조물만 출토됐다.


한편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화장실 유적 외에도 남북 길이 21.1m, 동서 길이 9.8m로 추정되는 대형 가구식(架構式) 기단 건물지가 확인됐다.


가구식 기단은 석조기단의 일종으로 석재를 목조가구처럼 짜 맞춘 기단을 의미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은 "해당 건물지는 통일신라 시대 왕경 도로와 맞닿아 있고, 건물지 규모에 비해 넓은 계단시설이 있어 그간 경주 동궁에서 나오지 않았던 출입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1,500년 전 신라 공무원이 쓴 '반성문'에 담긴 내용4일 문화재청은 1,500년 전 신라 공무원이 나무에 쓴 '반성문'을 공개했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