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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서 혹사당한 탓에 사람만 보면 덜덜 떨며 꿈쩍 않는 비글 (영상)

안락사 직전 극적으로 구조돼 처음 자유를 만끽하게 된 녀석은 여전히 사람만 보면 몸을 잔뜩 웅크리고 벌벌 떨고 있었다.

인사이트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온순하고 착해 사람을 너무 잘 따른다는 이유로 오히려 실험실에서 각종 혹사를 당하는 비글들. 


사람을 향한 배신감 때문이었을까. 녀석들은 극적으로 구조돼 처음 만끽하게 된 자유로움 속에서도 여전히 몸을 잔뜩 웅크리며 벌벌 떨고 있었다.


지난 21일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실험실에서 구조돼 새 삶을 시작한 '비글' 가온이의 사연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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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2016년 8월 가온이는 실험실에서 구조된 비글들을 임시로 돌보고 있는 논산의 한 쉼터에 발을 내디뎠다.


오랜 시간 온몸이 묶인 채 실험견으로 살아온 녀석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잔디라는 것을 밟아봤다. 


너른 땅을 걷는다는 것이 어색했던 녀석은 어딘가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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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가온이와 같은 '비글'은 장기가 사람과 비슷해 주로 독성 실험이나 척추, 임플란트 시술 등에 사용된다.


실험을 종료한 동물들은 생명의 지장이 없어도 모두 '안락사' 처치된다.


실험견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죽을 때까지 빛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실험실에서 모든 명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인사이트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가온이도 그중 한 마리였다. 다행히 동물단체의 도움으로 안락사 직전 구조됐지만, 녀석은 아직도 당시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지 못하는 듯했다.


가온이가 처음 임시보호 가정으로 들어온 날, 녀석은 긴장한 마음에 쉽사리 케이지 안에서 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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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사람들의 손길을 피하는 것은 물론 가온이는 얼굴도 제대로 들지 않고 안절부절 불안에 떠는 모습이었다.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비글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방 한구석에 잔뜩 몸을 웅크린 가온이는 종일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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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다음날 임시 보호자가 가온이에게 바깥세상을 구경시켜주기 위해 산책 준비에 나섰다.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는 가온이를 임시 보호자가 끌어보지만 녀석은 일어나기는커녕 거의 질질 끌려가다시피 했다.


결국 가온이는 현관 앞에서 온몸을 뒤틀며 심하게 저항했고, 산책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인사이트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강형욱 훈련사는 가온이가 집을 편안히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개의 본성을 일깨워줄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온이가 조금씩 사람에 대한 경계를 풀고 불안함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에 돌입한 임시보호자와 강 훈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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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그리고 3개월 뒤 임시 보호자는 가온이를 정식 입양했고, 과거를 잊고 빛나게 살아가라는 의미를 담아 '빛나'라는 이름도 지어주었다.


녀석은 예전보다 훨씬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이제는 보호자에게 달려가 만져달라고 할 만큼 애교도 늘었다.


차가운 실험실에서 자신의 본성을 숨기고 온갖 실험에 동원됐을 실험비글 가온이. 이제는 '빛나'라는 이름처럼 빛나는 앞날만 있길 응원한다.



'비글'이 유독 동물 실험에 많이 사용되는 진짜 이유너무 착하다는 이유로 사람 대신 고통받다 결국 안락사로 삶을 마감해야하는 것이 실험용 비글의 아이러니한 현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