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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해 미안해"…강릉 순직 소방관 영결식서 눈물 쏟은 동료 소방관들

화재 진압 중 무너진 건물에 깔려 순직한 故 이영욱 소방경과 이호현 소방교를 떠내보내며 영결식장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화재 진압 중 무너진 건물에 깔려 순직한 故 이영욱(59) 소방경과 이호현(27) 소방교를 떠나보내며 동료 소방관들은 끝내 눈물을 쏟았다.


19일 오전 10시께 강릉시청 대강당에서는 이 소방경과 이 소방교의 합동 영결식이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침통한 표정으로 영결식장에 들어선 동료 소방관들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터져나오는 눈물을 애써 참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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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장 2층에는 강릉시 가족봉사단에서 제작한 '소방관의 순직, 더 이상 없길'이라는 노란 현수막이 내걸렸다.


영결식이 시작되기 3분 전 두 소방관의 위패가 식장 안으로 들어섰고, 그 앞으로 두 사람이 입었던 방화복과 정복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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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는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1계급 특진 추서와 공로장, 훈장추서가 차례로 놓였다.


영결식장에 들어선 유가족들은 하루아침에 세상을 떠나버린 소방관의 영장을 보며 여전히 믿기지 않는 듯 오열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식이 시작되고 이진호 강릉소방서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부하 직원인 이 소방경과 이 소방교의 약력을 읽어내려갔다.


영결사를 맡은 최문순 강원지사는 "님들과 함께했던 지난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님들께서 남기신 살신성인의 숭고한 정신과 소방관으로서 보여준 삶의 자세는 남아있는 소방관들의 표상으로 삼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 낭독은 며칠 전까지 두 사람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경포 119안전센터 소속 허균 소방사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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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으로 올라선 허 소방사는 울컥하는 마음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겨우 목소리를 가다듬고 조사를 읊었다.


허 소방사는 "비통한 심정으로 당신들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 한스럽고 가슴이 메어 온다"며 고인이 된 두 사람의 이름을 외쳤다.


그러자 애써 눈물을 참고 있던 동료 소방관과 유가족들은 끝내 울음을 터트리며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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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이 끝나고 순직 소방관을 모신 운구차가 청사 앞으로 나오자 동료 소방관은 마지막 경례를 하며 그들을 배웅했다.


두 소방관은 화장터에서 한 줌의 재가 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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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7일 오전 4시 39분께 강원 강릉 석란정에서 화재 진압에 투입된 이 소방경과 이 소방교는 갑자기 무너진 잔해에 깔려 끝내 숨을 거뒀다.


이 소방경은 내년 정년퇴직을 앞둔 베테랑 소방관이었으며, 살아생전 후배들을 다독이고 주변 동료들에게 존경받을 만큼 직업 정신이 투철한 소방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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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방교는 임용된 지 약 8개월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 소방관으로,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에 동료들의 신임을 받고 있었으며 이 소방경을 아버지처럼 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순직한 두 소방관을 1계급 특진 추서하고,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등 예우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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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두 소방관이 화재 진압 중 순직하면서 열악한 소방관의 처우 개선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소방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 소방관 수는 4만 4천여명으로, 소방관 한 명당 대략 1천 2백명에 달하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게다가 법적으로 '3교대'로 규정돼 있지만 인력이 부족한 지자체의 경우 사실상 2교대와 다름이 없어 소방권 충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재난 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의 경우 위험수당이 6만원에 불과하고 참혹한 사고 현장에 심리적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어 복지, 임금 등의 처우를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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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목숨 앗아간 석란정…"붕괴 우려에도 이전 조치 안 했다"소방관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석란정이 붕괴 위험에도 보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