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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연락 온 적 없었다" 거짓말했다가 걸린 대한축구협회

김지현 기자 2017.09.15 11:04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던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기술위원장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히딩크 전 감독은 지난 1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청해 "한국 축구를 위해 무슨 역할이든 하겠다"고 밝혔다.


히딩크 전 감독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발언을 한 이유는 여러 차례 한국에 있는 히딩크 재단을 통해 한국 감독직 수락 의사를 보였지만 별 반응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히딩크 전 감독은 "히딩크 재단 사람들을 통해 지난 여름에 대한축구협회 내부 인사에게 내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또 협회에서 원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제2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감독이든 기술 자문이든 뭐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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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한국 감독직 수락 의사를 보인 이유에 대해 "축구를 좋아하고 한국 사람들을 좋아하며, 세 번째로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히딩크 전 감독은 한국 축구에 큰 애정을 갖고 지난 6월부터 수차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 감독직 수락 의사를 내비쳐왔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히딩크 전 감독으로부터 어떠한 연락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히딩크 전 감독의 발언과 상반되는 주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히딩크 전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이 알려진 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히딩크 측과 어떤 접촉도 없었다. 대표팀 감독과 관련해 히딩크 측과 어떤 이야기도 들은 적이 없다. 문자나 메시지로 주고받은 것도 없다. 만난 적도 없다.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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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전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이번 논란은 '진실공방'으로 번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거세졌다.


이에 김 위원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앞선 주장을 번복하는 것이어서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 위원장은 같은날 언론을 통해 "히딩크 전 감독이 측근을 통해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의향을 이미 6월에 전달했다"고 말하며 히딩크 전 감독의 측근인 노제호 히딩크 재단 사무총장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서 노 총장은 김 위원장에게 "부회장님,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 국대 감독을 히딩크 감독께서 관심이 높으시니 이번 기술위원회에서는 남은 두 경기만 우선 맡아서 월드컵 본선 진출시킬 감독 선임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월드컵 본선 감독은 본선 진출 확정 후 좀 더 많은 지원자 중에서 찾는 게 맞을 듯해서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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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히딩크 전 감독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되면서 공석이 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자리에 관심이 있으며 월드컵 최종 예선 2경기 감독과 본선 때는 감독을 분리해 선임해야 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카카오톡을 찾아보니 지난 6월 19일 히딩크 측 대리인의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며 그러나 그땐 자신이 기술위원장이 아니라 뭐라 확답을 할 위치나 자격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메시지를 받은 1주일 후인 6월 26일에 기술위원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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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위원장은 "이걸 두고 히딩크 전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겠다고 공식 제안한 것처럼 말하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기술위원장이 되고서도 전체적으로 외국인 감독을 후보로 전혀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해명을 두고 국내 축구팬들은 "김호곤은 거짓말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몇몇 팬들은 대한축구협회 전·현직 임원들이 억대 공금을 멋대로 빼돌려 쓴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는 뉴스를 공유하며 대한축구협회 수뇌부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김호곤 위원장은 과거 히딩크 전 감독을 거세게 비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던 2003년, 네덜란드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히딩크 전 감독을 향해 "그XX", "돈만 아는 인간" 등의 독설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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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히딩크 전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기술 고문이었고, 김 위원장은 "아인트호벤 21세 이하 팀과의 친선 경기가 무산된 것은 히딩크의 무성의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 기술 고문으로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실망과 섭섭함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당시 히딩크 전 감독은 "비난한 것은 유감이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히딩크 "축협에 한국 감독 맡겠다는 의사 밝혔다"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감독 부임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히딩크가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을 당시 대한축구협회의 '만행'때아닌 '히딩크 부임설'이 축구계를 강타한 가운데 지난 2002년 출판된 히딩크 감독의 자서전 '마이웨이'에 실린 일화가 화제다.


김지현 기자 joh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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