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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태극마크 달고 단 1분이라도 뛸 수 있어 감사하다"

38세의 나이에 축구대표팀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이동국이 그 소감을 밝혔다.

인사이트지난 6일 우즈벡전 경기 전 이동국과 아들 시안이가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다시 대표팀에서 1분이라도 뛸 수 있어 감격했다. 막내 시안이에게는 아빠가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모습이 처음이었다."


3년여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 이동국(전북 현대)의 말이다.


지난 14일 중앙일보는 이동국과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날 이동국은 "꿈을 꾼 것 같다"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 축구 대표로 뛴 소감을 전했다.


매 경기 항상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경기에 임한다는 이동국은 올해로 38세다. 사실 이미 은퇴했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9개월 뒤 열리는 월드컵 본선 최종엔트리에까지 발탁될지도 아직 미지수다. 그러한 처지를 이동국 본인도 잘 알고 있다. 


관중의 함성을 들으며 전율을 느꼈다는 이동국은 이번에 출전한 것에 대해 "마치 드라마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축구 국가대표로 105경기를 뛴 이동국이지만 '월드컵 표 태극마크'는 그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여러 이유로 지난 20년 동안 총 5번의 월드컵을 다 합쳐 채 1시간도 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90분인 축구 한 경기에도 못 미치는 시간이다.


인사이트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 안방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이동국의 모습 / 연합뉴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동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때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히딩크 감독에게 '게으른 천재'라 낙인찍힌 것이 원인이었다.


악재는 계속됐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둔 이동국의 컨디션은 최고조였지만 갑작스러운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뛰고 싶은 욕망을 접어야 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젖은 잔디 탓에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당시 후배들에게 최종 엔트리를 양보해야 했다.


인사이트지난 31일 이란전에서 이동국이 슛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올해 신태용 감독이 이동국을 대표팀으로 선발하면서 희망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한국 축구선수 중 뚜렷한 중앙 공격수가 없는 것도 이동국에게 큰 호재로 작용했다. 


그뿐만 아니다. 지난 최종 예선에서 이동국의 활약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동국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으로 열린 지난 31일 이란전과 6일 우즈벡전 모두에 출전했다. 두 경기 모두 벤치에서 출발한 이동국은 후반전에 드디어 꿈에 그려왔던 축구장 잔디를 밟는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이란전에서는 고작 6분 가량 뛰었지만 그전까지 한국 다른 공격수들이 하지 못했던 슈팅을 해냈다. 이에 더해 지난 6일에는 한국팀의 유효슈팅 4개 중 2개를 만들어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후반 40분 크로스바를 맞힌 헤딩슛과 후반 44분 골키퍼에 아깝게 막힌 슈팅은 여전히 건재한 이동국의 '힘을' 보여주었다.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경기를 본 누리꾼들은 짧은 출전시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공격력을 보여준 스트라이커 이동국에 갈채를 보냈다.


이처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이동국이 다시 한번 더 태극마크를 달 기적이 일어날지, 축구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태극마크 달고 21분 뛴 이동국이 밝힌 소감34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 이동국이 "꿈 같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