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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고 싶었어요"…구조 못해 죽은 아기 떠올리며 눈물 흘리는 소방관

황규정 기자 2017.09.1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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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지난 4년간 정신과 치료를 받는 소방관들이 10배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심리적 트라우마에 자살까지 시도하는 소방관들의 비애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눈물을 흘리는 한 소방관의 사연이 올라왔다.


이는 지난해 방영된 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중 한 장면으로 해당 방송에서는 두 아이를 둔 엄마이자 7년 차 소방관인 조진영 지방소방장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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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현재는 건강하게 소방관 일을 하고 있지만,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었다.


수많은 현장에서 끔찍한 사고와 시신들을 숱하게 봐왔던 그는 그저 '안 좋은 기억' 정도로 이 모든 것을 꾸역꾸역 감수해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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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트라우마는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바뀌었고 어린 두 아이를 두고도 자살 충동까지 느끼는 상황에 치달았다.


진영씨는 "한동안 아이 둘을 태우고 운전을 하고 가면 내가 이대로 사고가 나도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그 순간 자신의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그는 소방관인 남편과 함께 집중 케어를 받았다고 한다.


상황이 많이 호전됐지만 여전히 불현듯 찾아오는 무기력함과 불안감.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진영씨는 전문가의 도움으로 최면 치료에 들어갔다.


최면전문가가 "어떤 게 가장 큰 상처로 남아 있나요?"라고 묻자 진영씨는 곧바로 울음을 터트리며 "아이가 죽었어요"라는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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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이어 "살리고 싶었는데, 아주머니가 운전하는 차에 부딪혔어요. 아이가 7살인데 혼자 있어요. 보호자가 없어요"라며 통곡하기 시작했다.


살아나지 않은 아이를 떠올리며 눈물을 쏟는 진영씨. 그의 가슴 깊은 곳에는 살리지 못한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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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스페셜 '슈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진영씨에게 트라우마로 남은 사고 현장은 또 있었다. 


그는 "한 명이 더 있어요. 그 아이는 엄마 자살을 봤어요. 너무 미안해요. 해줄 게 없어서"라며 죄책감을 드러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소방청에 따르면 정신과 상담 및 진료를 받은 소방관은 2012년 484건에서 지난해 5087건으로 10배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벌써 3898건을 넘어섰다. 지난 5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도 47명에 달한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직무 특성상 참혹한 현장을 오가야 하는 소방관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등 각종 심리적 문제가 시달리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방관에 대한 심리상담과 치료 지원비용을 대폭 늘리고 심리상담실도 확대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간 정신적 트라우마로 소방관 47명 자살했다최근 5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이 47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돼 소방관 정신건강에 대한 지원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소방관 위한 '전문병원' 설립한다소방청이 42년 만에 독립한 가운데, 소방관 처우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소방전문병원 설립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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