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52cm 몸무게 146kg의 남자가 하루 종일 폐지를 줍는 이유
초고도 비만임에도 불구하고 폭염 속에서 매일 2km 이상을 걸으며 폐지를 줍는 남자의 이야기가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초고도 비만임에도 불구하고 폭염 속에서 매일 2km 이상을 걸으며 폐지를 줍는 남자의 이야기가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키 152 몸무게 146kg의 사나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지난 8월 방송된 KBS 2TV '속보이는TV 人사이드'에서 소개된 정강조(38) 씨의 이야기다.
키 152cm에 146kg의 초고도 비만인 정씨는 폭염 속 매일 2km 이상을 걸으며 폐지를 줍는다.
제작진이 그를 찾았을 때 정씨는 넘어질 듯한 위태로운 모습으로 부산의 한 시장을 돌며 폐지를 줍고 있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힘들게 수레를 끌고 가는 그는 무거운 몸 때문인지 몇 갈음 못가 쉬기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씨는 7년째 쉬는 날 없이 폐지를 줍고 있었다.
"왜 폐지를 줍냐"는 질문에 정씨는 의사가 살을 빼지 않으면 40살이 되기 전에 죽을지 모른다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실제 폐지를 팔고 난 후 정씨는 항상 몸무게를 체크했다. 그러나 폐지를 줍기 전과 후의 체중은 변화가 없었다.
제작진은 그가 돈 때문에 폐지를 모으는 것은 아닐까 추측했다. 그러나 그가 폐지를 모아 버는 돈은 많지 않았다.
정씨가 반나절 땀 흘려 모은 폐지는 52kg으로 금액으로 4,800원. 그런데 그는 그 돈 마저 자신이 아닌 어머니를 위해 아낌없이 쓰고 있었다.
정씨는 적은 금액에 관계없이 단순히 폐지를 파는 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9세 때 얼굴에 화상을 입은 후 10년 넘게 집에만 있던 정씨는 폐지를 줍게 되면서 바깥 활동을 시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폐지를 줍기 전에는 사람들이 말을 안 걸어줬는데, 폐지를 줍고 난 후부터 가끔이라도 수고가 많다고 말해준다"며 이 때문에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정씨의 심리가 '자기 유능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폐지 줍는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스스로를 쓸모 있는 사람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씨의 폐지를 줍는 이유는 그것이 사람들과의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창구였기 때문이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