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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덕분에 월드컵 진출 '당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한국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내내 졸전을 펼치며 아시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인사이트대한축구협회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이 9회 연속·통산 10회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엄청난 대기록이다.


그러나 마냥 웃지는 못한다. 왜냐면 한국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내내 졸전을 펼치며 아시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잃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축구팬들은 "월드컵에 나가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두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사이트대한축구협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한국 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10차전 우즈벡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A조 2위 자리를 유지한 대표팀(4승 3무 3패·승점 15점)은 A조 1위 이란, B조 1위 일본, B조 2위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게 됐다.


또 대표팀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도 수립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브라질(21회), 독일(16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1회), 스페인(10회)에 이은 전 세계 여섯 번째 기록이며, 아시아에서는 1위(일본은 6회 연속으로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분명 엄청난 대기록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떳떳하게 자랑하기에는 진출 과정에서 부끄러운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래서 현재 축구팬들은 경기가 끝난 후 기쁨의 세레모니를 펼친 대표팀과는 달리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사실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이란의 도움이 매우 컸다. 이란이 같은 시간 열린 시리아(3승4무3패·승점 13점)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둬줬기 때문.


만약 이날 경기에서 시리아가 이란에 승리를 거뒀더라면 우즈벡과 무승부를 거둔 대표팀은 A조 3위로 밀려나 B조 3위인 호주와 플레이오프 대결을 펼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란은 시리아와 격전 끝에 무승부를 거뒀고 덕분에 대표팀은 '어부지리'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쉽게 말해 대표팀은 본인들이 잘해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이 아니었다.


인사이트대한축구협회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내내 졸전을 거듭했고, 때문에 축구팬들은 최종 예선 최종전까지 '경우의 수'를 따져야 했다. 또한 최종전에서도 혹시나 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가슴을 졸이며 경기를 봐야했다.


결과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지만 대표팀의 경기력은 월드컵에 나가기 부끄러울 정도로 허술했고 몇몇 선수들은 축구를 전문적으로 한 것이 맞는지 의심이 되는 기본기를 보여줬다.


인사이트대한축구협회


이뿐만 아니라 이번 2연전을 앞두고 대표팀에 발탁된 이동국, 염기훈, 이근호와 같은 간절한 모습도 찾아볼 수 없어 한국 축구 특유의 '헝그리 정신'이 사라진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들게 했다.


한국 축구는 이제 더 이상 '아시아의 호랑이'가 아니다. 월드컵 본선에 가까스로 올라가고 아시아의 모든 국가들이 만만하게 보는 '종이 호랑이'다.


인사이트대한축구협회


그렇기에 대한축구협회(KFA)와 대표팀 코치 및 선수들은 현실을 똑바로 보고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9개월 동안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때처럼 최악의 성적을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없어 제대로 된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소방수' 신태용 감독의 전술적 역량과 선수들의 헝그리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월드컵 진출 확정 안됐는데 헹가래 치며 '김칫국' 마신 축구대표팀우즈베키스탄과 0-0 무승부를 거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진출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헹가래'를 쳤다가 날 선 비판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