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세 손녀 키우는 할아버지 따라 택배일 돕는 '꼬마 택배기사' 재범이
할아버지를 따라 지하철을 타고 멀리 나가면 엄마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재범이의 마음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힌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홀연히 집을 나가버린 딸을 대신해 홀로 어린 세 손녀를 키우고 있는 할아버지는 언제나 곁을 함께해주는 막내 재범이(가명)가 있어 하루가 즐겁다.
최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택배일을 하는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매일 지하철을 오르는 꼬마 택배기사 재범이의 사연을 전했다.
올해로 다섯 살이 된 재범이에게는 위로 11살된 첫째 누나 재윤이(가명)와 8살된 둘째 누나 재희(가명)가 있다.
남편의 계속된 도박과 폭력에 시달리던 세 남매의 엄마는 남편이 죽자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어린 자식들을 남긴 채 집을 떠나버렸다.
이후 외할아버지가 딸을 대신해 세 손녀를 거뒀다.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가 아이 셋을 키우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특히 막내 재범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고민하던 할아버지는 재범이를 데리고 '지하철 택배'일을 시작했다.
손녀들 밥굶지 않게 하려면 한 건이라도 더 배달해야 하는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 곁을 꼭 붙어 다니는 재범이는 매일매일 새로운 사람이 오가는 지하철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처음 보는 지하철 승객에게 꾸벅 인사하는 재범이를 보며 고단했던 할아버지도 잠시나마 미소를 되찾는다.
사실 재범이가 이렇게 지하철을 좋아하게 된 데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과거 '엄마는 멀리 갔다'던 할아버지의 말을 기억하고 있는 재범이는 지하철을 타고 멀리 가면 엄마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범이는 지하철이 멈출 때마다 혹여 엄마일까 싶어 문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런 재범이를 볼 때면 할아버지의 가슴은 미어져 온다.
조금 있으면 재범이도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하고 손녀들도 점점 커가지만 수입이 적은 할아버지는 언제까지 아이들을 돌볼 수 있을지 걱정만 앞선다.
할아버지는 현재 건강 악화로 지하철 택배일을 그만 두었으며, 아이들의 수급비로만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세 남매와 할아버지를 위해 모금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세 남매가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후원금은 재범이 가정의 매달 생활비, 병원비, 학습비 등으로 사용된다.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따뜻한 손길을 보태고 싶다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페이지(☞바로가기)를 통해 후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