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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3톤이나 쌓인 이웃집 함께 치운 주민들

저장강박증으로 인해 폐지와 고물이 3t이나 쌓인 이웃집을 치우기 위해 인근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

인사이트서울 중구 / 연합뉴스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저장강박증으로 인해 폐지와 고물이 3톤이나 쌓인 이웃집을 치우기 위해 인근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 


14일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신당동 청구로 8길에서 두 딸과 함께 사는 한모(53) 씨는 10년 전부터 폐지와 고물을 주워 팔며 생계를 유지했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그는 '뇌전증 장애'까지 앓아 생활이 더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한씨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강박 장애인 '저장강박증' 때문에 몇 년 전부터 자신이 주운 고물을 집에 쌓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청 관계자는 "한씨의 집은 수년간 쌓인 폐지와 플라스틱으로 마치 쓰레기장 같았다"며 "현관문을 제대로 열 수 없을 정도로 고물이 넘쳐 인근 도로까지 흘러나왔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bank


한씨는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에게 '폐지 아줌마'로 불렸으며 집을 치우라는 주민들의 설득에 "남의 먹고사는 일에 간섭하지 말라"며 거부했다.


한씨 때문에 많은 불편을 겪던 이웃 주민 20여 명은 최근 한씨의 집 앞에 모여 그의 외삼촌과 여동생에게 연락해 실랑이를 벌였다.


그들은 결국 집 문을 열고 들어가 3시간에 걸쳐 3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치웠다.


쓰레기를 치우며 나온 고물은 한씨의 외삼촌과 논의 후 고물상에 내다 팔아 한 씨를 돕는데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이번 청소는 골목의 고민거리를 주민 주도로 해결하고자 중구청에서 추진 중인 '새로운 골목 문화 창조 사업'에 따라 이뤄졌다.


중구청은 한씨를 정신 건강 복지 센터와 연결해 상담과 치료를 받게 하고 방문간호사를 통해 주기적으로 상태를 체크할 계획이다.


또 벽지와 장판을 교체하고 복지 사업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도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남편 교통사고로 죽은 뒤 상실감에 쓰레기 수집하는 아내아들의 실명과 남편의 죽음을 겪으며 '저장 강박증'을 갖게 된 여성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