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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싫어했던 영화 '변호인' 송강호의 5가지 어록

영화 '변호인'을 통해 '의식 있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배우 송강호의 과거 발언을 모아봤다.

인사이트영화 '변호인'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지금까지 무수한 영화에서 송강호의 명연기를 봐왔지만 앞으로 송강호는 '변호인'의 배우로 기억되리라 믿는다"


영화감독 박찬욱은 송강호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한 바 있다.


영화 '변호인'의 주연이었던 송강호는 당시 정부에 밉보여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영화 이후 2년 동안 단 한 편의 섭외도 받지 못했다.


'변호인'은 개봉 한 달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갑자기 영화배급사에 세무 조사 시행 명령이 떨어졌다.


인사이트영화 '변호인'


이제 '블랙리스트' 운운했던 관련 공무원들이 법정에 섰고 송강호는 1980년 광주를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로 다시 대중 앞에 섰다.


'택시운전사' 개봉과 함께 '변호인' 개봉 당시 그의 인터뷰와 잇따른 시국 발언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변호인'을 통해 더 단단해진 배우 송강호의 면면을 관련 발언을 통해 살펴보자. 


1. "자연스럽게 '변호인'하고 나서 쉬게 될 것 같다"


인사이트영화 '변호인'


2013년 11월 KT 올레 TV '스타프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송강호는 차기작 섭외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송강호는 "데뷔 이후 이런 경우가 처음이다. 보통 2~3편 있었는데 전화 한 통 없다"고 자신의 상황을 밝혔다.


"'설국열차', '관상' 연달아 두 편에 '변호인'을 했으니 조금 쉬면서 그다음 작품은 조금 시간이 지나서 찾아뵙게 될 것 같다"고 그는 덧붙였다.


2. "고인과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책임감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인사이트영화 '변호인'


2013년 12월 '변호인' 개봉을 앞두고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송강호는 책임감 있는 연기를 고민했다고 전했다.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거절했다. 고인과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책임감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일주일 후 번복했다. 운명 같다"


그런 그에게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아내가 용기를 불어 넣어주어 송강호의 '변호인'이 탄생하게 되었다.


3. "지난 1년간 '변호인'이라는 작품이 큰 영광과 분에 넘치는 감동도 남겨 줬지만 자괴감도 들게 했다"


인사이트영화 '변호인'


2014년 12월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장에서 영화 '변호인'으로 송강호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날 이례적으로 긴 수상소감으로 영화 '변호인'의 주연으로 참여한 심경을 밝혔다.


"굳이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권력이든 모든 것들은 국민 여러분들로부터 나오듯이 배우 송강호라는 존재 자체도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로부터 나온다는 사실 결코 잊지 않겠다"


'변호인'에서 송강호는 법정에 서서 핏대를 세우며 외친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4. "지금 한국 정세는 어지럽고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 변호인이 많은 걸 제시하는 작품이다"


인사이트영화 '변호인'


2016년 11월 일본에서 '변호인' 개봉을 앞두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시국에 관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송강호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어지러운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해 "지금 한국 정세는 어지럽고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 변호인이 많은 걸 제시하는 작품이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변호인'의 국내 성공 원인에 대한 질문에 송강호는 "전 대통령의 정치가로서의 모습을 말하는 영화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덧붙여 "압력이 있었던 시절에 진지하게 인생을 바라보고 헌신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거기에서 현대를 사는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것이 아닐까"라고 '변호인'의 의미를 담담히 풀어놨다.


5. "은밀하게 작동되는 것이라 증거는 없지만, 소문만으로도 '블랙리스트'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이 무서웠다"


인사이트영화 '변호인'


지난 5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송강호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심경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그는 2015년 5월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참가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알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송강호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은밀하게 작동되는 것이라 증거는 없지만, 소문만으로도 '블랙리스트'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작품 선정에서 정부가 싫어할 것 같은 것은 스스로 검열했고 쉽게 작품에 참여하기 힘들었다"라며 '택시운전사'의 대본을 받기도 전에 거부한 일화를 고백하기도 했다.


인사이트영화 '변호인'


송강호는 JTBC '뉴스룸'에서 영화를 촛불 민심에 비유하며 "촛불이 작지만 모이면 어마어마한 상징, 발언이 된다"며 "영화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보고 감동한 관객 수가 적고 효과가 불과 몇 시간뿐이라도 그 순간 세상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을 지나 이제 '택시운전사'가 개봉했다. 


지난 10일 개봉 9일째를 맞이한 '택시운전사'는 누적 관객 수 616만 8,304명을 동원 기록을 세웠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최단 기간 600만 관객 돌파 수치다.


그의 말대로 관객들의 세상이 변하고 있는 수치이길 바라본다.


"'블랙리스트' 찍힌 송강호가 연기한 '택시운전사' 못 볼 뻔했다"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송강호는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처음에는 거절했었다고 고백했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