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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여학생이 '콘돔 회사'에 인턴으로 지원한 이유

청소년의 당당한 성적인 권리를 위해 나선 10대 학생은 콘돔 회사에서 일하며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인사이트(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연합뉴스 / (우) 인스팅터스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당당한 성적 권리를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어요"


최근 인스팅터스는 청소년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대한민국의 성문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10대 인턴을 채용했다.


인스팅터스는 유해물질을 제거해 건강하고 인체 친화적인 '이브 콘돔(EVE)'과 '이브 젤'을 출시하고 다양한 사회적 행보를 걷고 있는 소셜 벤처 기업이다.


'누구나 사랑할 권리가 있다'는 브랜드의 비전에 걸맞도록 대한민국 청소년의 관점과 생각을 제품에 투영하고자 했다.


인사이트인스팅터스


그러던 중 대안학교에 다니는 한 10대 학생은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인스팅터스에 인턴십을 지원했고, 사측은 직업현장교육을 필요로 하는 10대에게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 인턴으로 선발했다.


인턴십에 지원한 10대 학생은 "평소에 나와 직접 관련 있는 청소년 섹슈얼리티 인권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사회에서 억압받는 청소년들의 성적 권리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EVE의 행보가 멋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며 지원 계기를 밝혔다.


10대 인턴의 주요 업무는 '청소년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성문화'를 신선하고 색다른 관점을 담아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이었다.


인사이트인스팅터스


실제로 EVE에서 약 한 달간 일하면서 10대의 관점에서 바라본 성문화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생생한 후기와 그림으로 풀어냈다.


10대 소녀의 경험에서 우러난 '성' 이야기들이 담긴 포스팅들은 약 2천여 건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할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조금은 독특하고 특별했던 인턴십을 끝마친 소녀. 물론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업무를 체험하고 익힐 수는 없었을 터.


그러나 '성'이 어른만의 전유물로 여겨져 청소년들에게 금기시됐던 또 다른 '유리 천장'을 한층 더 밀어 올렸을 것이다.


인턴십을 끝마친 소녀는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만큼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접할 수 있었어요"라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어요"라고 고백했다.


한편, 인스팅터스 성민현 대표는 현재 일명 '쾌락통제법'이라고 불리는 여성가족부 고시 제2013-51호에 맞서 헌법소원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쾌락통제법'은 청소년의 특수 콘돔 구매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일부 콘돔에 대한 제한은 콘돔이라는 피임 도구 자체에 대한 접근을 제한시켜 청소년의 피임권을 박탈하는 역기능을 초래해 10대의 피임권과 당당한 성적 권리를 보장하고자 앞장섰다.


이렇듯 기업의 가치관을 몸소 실현하고 있는 인스팅터스는 현재 첫 10대 인턴을 이어갈 새로운 청소년 인턴사원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가기)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