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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당한 학생 몰래 매일 아침 '책상' 닦아준 선생님

황규정 기자 2017.07.03 18:25

인사이트Facebook '성균과대학교 대나무숲'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왕따 당하는 학생 뒤에서 묵묵히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준 한 선생님의 애틋한 제자 사랑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지난달 27일 페이스북 페이지 '성균관대학교 대나무숲'에는 학창 시절 왕따를 당했다는 한 학생이 장문의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해당 글을 게시한 A씨는 "나는 왕따였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유 없이 따돌림을 당했던 A씨는 몇 주 동안 방안에서 밤새 울었고, 아침에 해가 뜨는 것이 괴로울 만큼 힘든 나날을 보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결국 부모님께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렸다. A씨의 아버지는 선생님한테 전화해야겠다며 노발대발했지만 A씨는 사건이 커질까 두려워 이를 말렸다.


이틀 뒤 담임 선생님이 A씨를 교무실로 불렀다. 화를 참지 못한 아버지가 결국 선생님한테 이 사실을 알린 모양이었다.


정년을 앞둔 할아버지 뻘의 선생님은 A씨의 손을 꼭 잡으며 "내가 나이가 많다는 핑계로 너를 너무 방치한 것 같다"며 미안해했다.


이어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A씨에게 물었고 A씨는 그저 "이 학교를 떠나고 싶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이후 담임 선생님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다만 쉬는 시간마다 A씨를 쉴새 없이 불러냈다.


선생님은 틈만 나면 A씨에게 교무실 청소를 시키거나 화분에 물을 주라고 말했고, 수학 성적이 엉망이라며 자신의 옆에 앉혀 문제를 풀게 하는 날도 있었다.


쉬는 시간마다 가해 학생들에게 시달릴 A씨가 걱정돼 일부러 무언가를 자꾸 시킨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언제부턴가 자신의 책상이 너무 깨끗하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사실 왕따를 당하던 A씨 자리는 언제나 터진 우유나 더러운 걸레들이 올라가 있었고, A씨는 이를 치우기 위해 매일 아침 일찍 등교해야 했다.


어느 순간 깨끗해진 책상에 A씨는 그저 가해 학생들이 장난을 멈춘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평소보다 10분 정도 일찍 등교한 A씨는 묵묵히 자신의 책상을 물티슈로 닦고 있는 담임 선생님의 뒷모습을 목격한다.


A씨는 "그날 바로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첫 교시도 들어가지 않고 펑펑 울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묵묵히 뒤에서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준 선생님 덕분에 A씨는 그곳에서 무사히 학기를 마쳤다.


하지만 졸업식은 가지 않았다. 그게 A씨에게 한이 됐다. 선생님과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었기 때문.


A씨는 "얼마 전 선생님의 장례식이 있었다"며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다.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그 한마디를 하지 못한 게 가슴에 사무친다는 A씨는 "아직도 눈만 감으면 물티슈를 쥐고 있는 그 주름진 손등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지곤 한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급식실에서 '혼자' 밥먹는 왕따 선생님을 보고 너무 속상했어요"한 온라인커뮤니티에 '혼자 점심을 드시는 국어 선생님을 보니 속상했다'라는 여고생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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