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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못 보는 고양이를 '케이지'에 넣어 길에 버린 주인

홍지현 기자 2017.06.18 16:25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홍지현 기자 = 키우던 반려 고양이가 병에 걸리자 케이지에 넣고 길에 버리고 달아난 주인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7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금은 슬픈 고양이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 두 컷이 올라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사연을 올린 글쓴이 A씨는 최근 자신이 겪었던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를 담담한 필체로 적어내려갔다.


어느날 자신의 집 정원에 누군가 고양이 케이지를 놓고 사라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놓여있는 케이지를 조심스럽게 열어보니 고양이가 실신한 채 오줌범벅이 된 방석 위에 있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한참 뒤에야 고양이는 정신을 차리기는 했지만 앞을 보지 못 하고 청력도 손상돼 외부의 자극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동물병원으로 서둘러 고양이를 데리고 찾아갔는데 그곳에서 수의사는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말만 했다.


중성화 수술까지 한 것으로 봐서 누군가 오랫동안 소중하게 키운 고양이 같았는데 병이 들자 길에 버린 것으로 보였다.


링거를 맞게 하고 치료를 한 뒤 입원을 시키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고양이 걱정에 밤잠을 이루기 힘들었다고 A씨는 회상했다.


힘들게 치료를 받고 퇴원 후 집으로 데려왔지만 고양이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됐고 경련까지 일으키는 등 상황이 좋지 못해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병원 도착 5분을 앞두고 고양이는 결국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인사이트길에서 살고 있는 유기 고양이들. 연합뉴스


A씨는 "말도 못하는 아픈 친구들 곁에서 지켜 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며 "떠나 가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보고만 있어야 하는데 정말 후유증이 오래 남는 슬픈 기억이 됩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친구를 저희에게 유기한 전 주인은 어떤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하였는지. 자신은 그런 기억을 남기기 싫어서 저희에게 모든 것을 떠넘겨 버린 무책임한 행동을 하였던 것인지..."라고 덧붙였다.


한 고양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한 A씨의 착한 마음씨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누리꾼들은 "키우던 동물을 버리는 것은 가족을 버리는 것과 다를 게 없다"며 "동물학대를 처벌하는 국내 법이 너무 약해서 벌어진 일이다.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주인에게 버려진 유기견. 연합뉴스


한편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한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유기동물은 약 8만2000마리로 파악된다.


전체 유기동물 중 새로운 주인에게 입양되는 비율은 2012년 27.4%에서 2015년 32.0%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한해만 놓고 봤을 때 원래 주인에게 인도(14.6%)되거나 자연사(22.7%), 안락사(20.0%) 시키는 경우보다 입양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동물 입양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주인에게 버림받고 '안락사' 판정받은 길냥이 입양한 배우 이엘배우 이엘이 안락사를 앞뒀던 고양이를 새 식구로 받아들여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홍지현 기자 jheditor@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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