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차'와 교통사고 났는데 '천사'가 타고 있었네요"
지난 겨울 분뇨차 운전자로부터 호의를 받은 운전자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앞에 가던 분뇨차를 들이받은 운전자가 호의를 받은 사연이 누리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지난 12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한 누리꾼이 겪은 교통사고 후기가 전해졌다.
글을 쓴 누리꾼 A씨는 올해 1월에 있었던 교통사고 후기를 적었다.
당시 출근 중이었던 A씨는 급한 마음에 신호등이 노란 불에서 빨간 불로 바뀌기 전 교차로 통과를 위해 가속 패달을 밟았다.
그러나 앞에 있던 분뇨차는 정지를 위해 브레이크를 밟았고 이에 A씨는 그대로 앞 차량을 들이받고 말았다.
분뇨차의 범퍼 프레임이 눈에 띄게 들어가고 A씨 차량도 600만원 견적의 수리비가 나올 정도로 작지 않은 사고였다.
뿐만아니라 분뇨차의 호스가 깨지고 찢어져 이날 업무에 차질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깜짝 놀란 A씨는 앞차로 뛰어가 연거푸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며 "보험 처리 해드릴 테니 병원도 가 보시고 차 수리도 받으세요"라고 말했다.
바쁜 출근길이었기에 A씨는 앞 차 운전자 B씨에게 명함을 주고 출근한 뒤 다시 한번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B씨는 "저는 괜찮습니다"라며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입니다"라고 오히려 A씨를 걱정했다.
그러면서 "저희 차가 특수차량(분뇨차)이라 혹시 모르니 복권 한 장 사보시고 일등 되시면 조금만 나눠주세요"라며 농담을 건넸다.
A씨도 "내일 돼서 아프면 꼭 병원 가시고 비용은 드리겠다"고 말하며 대화는 끝이 났다.
이후 A씨는 B씨가 병원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왜 병원 안 가셨냐"고 묻자 B씨는 "다치지도 않았는데 왜 병원에 가냐"며 호탕하게 대답했다.
이에 A씨가 "곧 설날이니 상품권이라도 보내드리겠다"고 했지만 B씨는 한사코 거절하며 "나중에 다른 사람이 아저씨 차를 박거든 안 다쳤으면 저처럼 그냥 넘어가세요. 그거면 만족합니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A씨는 "저도 과거에 다른 차들이 들이받았을 때 그냥 보내준 적 있었는데 그때 복을 지금 받나 보다"라며 "다음에도 아저씨 말씀대로 아저씨처럼 행동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