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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역사' 기억하려 용돈모아 학교에 '소녀상' 세운 고교생들

황규정 기자 2017.06.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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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대구에서 '최초'로 학생들이 직접 돈을 모아 '작은 소녀상'을 건립하는 고등학교가 있다. 바로 '대구 경신고등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5월 이화여고 역사동아리 '주먹도끼' 학생들이 처음 기획한 '고등학교 작은 소녀상 세우기 프로젝트'는 어느새 전국으로 퍼져 지금까지 총 72개 학교에 소녀상 건립이 확정됐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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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경신고 학생회장 김동욱(19) 군은 대구경북 지역 학교에도 '소녀상'이 세워졌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갖게 됐다.


조금이나마 위안부 피해 할머님들이 명예 회복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다.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김군은 앞서 지난 2월 대구 동성로에 소녀상을 설치하려는 시민들과 중구청, 상인들 간의 갈등이 마음에 걸렸다.


혹여나 친구들과 함께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소녀상' 프로젝트가 누군가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지 않겠냐는 걱정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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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군은 먼저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허락을 구했다. 이후 지도교사 최상헌 선생님과 함께 교육청에 문의했다.


2주간의 기다림 끝에 교육청에서 교내에 소녀상을 설치해도 무방하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김군은 이때가 가장 기쁘고 뿌듯했다고 전했다.


본격적으로 모금 활동을 시작한 김 군은 각반 반장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소녀상 건립 계획을 설명했다.


또한 학교 페이스북에도 올려 다른 학교 학생들과 동문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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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프로젝트를 지도한 최성헌 선생님도 긴가민가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과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두고 많이 참여해줄 것인가 대한 확신이 없었다.


또한 역사를 바로잡고자 하는 아이들의 기특한 마음이 혹여 정치적인 행동으로 곡해될까 우려되기도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학생들은 주체적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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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2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진행된 '작은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에서 무려 425명의 학생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았다.


학생들뿐 아니라 선생님들도 소녀상에 관심을 보이고 모금에 동참했다.


원래 예상했던 목표 금액은 60만원이었지만 이를 훌쩍 넘겨 83만원 가량이 모였다.


그렇게 경신 고등학교 학생들은 전국에서 60번째, 경북에서 2번째, 대구에서 '최초'로 교내에 '소녀상'을 세우고자 했던 작은 소망을 이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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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교내 도서관에 설치될 예정이었던 '소녀상'은 학생들과 선생님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교문에서 가장 잘 보이는 이사장 동상 옆으로 설치 장소가 변경됐다.


소녀상 설립 프로젝트를 이끈 김군은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고3 수험생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야 하는 이번 프로젝트가 부담스럽기는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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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를 비롯한 경신고 학생들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위안부 피해 할머님들을 돕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에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김군은 소녀상 설치에 사용되고 남은 모금액을 정의기억재단을 통해 학교 이름으로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회에 나가서도 수요집회에 참석하는 등 꾸준히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고 행동할 것이라는 다짐을 내비쳤다.


아픈 역사 기억하기 위해 교내 직접 '소녀상' 세운 고등학교 12곳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보아 교내 소녀상을 세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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