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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할아버지가 군인 손자에게 들려준 '월남전'의 영웅들

월남전에 참전했던 할아버지가 군인 손자에게 자신이 겪은 전쟁의 참혹한 실상과 전사한 전우들에 대한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전했다.

인사이트경북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월남전에 참전했던 할아버지가 군인 손자에게 자신이 겪은 전쟁의 참혹한 실상과 전사한 전우들에 대한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7일 경북대학교 대나무숲 공식 페이스북에는 현충일을 맞아 할아버지가 잠드신 국립 대전 현충원에 다녀왔다는 대학생 손자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지난해 돌아사긴 할아버지를 뵙기 위해 현충원을 찾았는데 생전에 자신에게 들려주신 월남전의 생생한 전투와 전우들에 대한 사연을 떠올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할아버지는 해병대 166기로 청룡부대 제3대대 11중대 소속으로 월남전에 참전하셨다고 했다.


인사이트월남전에 참전해 작전을 수행 중인 한국 군인들. Gettyimages


할아버지는 1967년 2월 한국군 294명이 북베트남군 2천400명을 물리친 '짜빈동 전투(Battle of Tra Binh Dong)'에 참전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전쟁 이야기를 해달라는 손자에게 평생 입을 열지 않으셨다고 한다.


그런데 A씨가 성인이 된 이후 군에 입대해 상병 휴가를 나왔을 때 할아버지께서는 월남전의 아픈 기억을 손자에게 담담하게 들려주셨다.


A씨는 "지금의 내 나이와 비슷했을 젊은 나이에, 할아버지는 그곳 짜빈동에서 사선을 넘나들며 싸웠다"며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그 어떤 영화나 다큐멘터리보다 사실적이었다"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한 해병대 전우들의 마지막 모습을 손자에게 가감 없이 전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참호에 적들이 난입하자 수류탄을 터뜨리고 본인도 산화한 한 기수 윗 고참을 할아버지는 아직도 잊지 못했다.


어깨가 날아가 뼈가 다 보이는 상황에서도 기관총을 잡고 있었던 사수. 아군의 열 배에 가까운 적들을 막기 위한 필사의 백병전은 그야말로 '지옥 그 자체'였다.


전투가 끝나고, 할아버지는 사진에서 한 사람을 가리키며 평생 당신의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장면을 두 눈으로 목격하셨다고 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전역을 앞둔 호랑이 고참은 귀국 날짜를 몇 달 남기지 않은 전투에서 가슴에 총을 맞고 전사했는데 눈을 채 감지도 못했다고 한다. 고참의 손에는 적의 찢어진 군복이 쥐어져 있었다.


할아버지는 북받치는 눈물을 참으며 손을 덜덜 떨면서 눈을 직접 감겨 주었다고 했다.


A씨는 "이 땅 아래 영면하고 계신 이분들이야말로 바로 우리의 수호신이 아닐까요. 이름은 모르지만 이 모든 분들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라고 적었다.


'짜빈동 전투'는 베트남전쟁 중인 1967년 2월 14일과 15일 사이에 베트남 짜빈동에서 벌어진 한국 해병대와 북베트남군 간의 전투로 2천400명의 북베트남군(월맹군)을 격퇴했다.


4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제11중대는 적 확인사살 243명, 추정사살 60명, 포로 2명 등 놀라운 전과를 거두었다. 아군은 전사 15명, 부상 33명의 희생을 치렀다.


인사이트해병대 장병들이 전쟁 영웅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도 벌벌떨게하는 '상남자' 해병대 장병들 (사진5)인천에서 뱃길로만 4시간을 가야하는 곳에 위치한 '백령도'를 수호하는 해병대 장병들의 일상 모습이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