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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지하철 사고로 숨진 아들 가방 속 '컵라면' 보고 오열한 아버지

컵라면 먹을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일하다 세상을 떠난 아들의 가방에서 컵라면을 발견한 아버지는 끝내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렸다.

인사이트지하철 사고 당시 모습 / 연합뉴스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1년 전이던 지난 2016년 5월 28일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혼자 점검을 나갔던 19살 김모 군이 사고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컵라면 먹을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일하다 세상을 떠난 아들의 가방에서 컵라면을 발견한 아버지는 끝내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렸다.


28일 구의역에서 홀로 고종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김군이 전동차에 치여 숨진 '구의역 참사'가 발생한지도 어느덧 1년이 됐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군은 2015년 10월 지하철역 안전문 전문 유지보수 업체 은성PSD에 취직해 입사한 꿈 많은 청년이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김군은 매일 퇴근하는 시간이 되면 온몸이 녹초가 됐지만 취직해 일을 한다는 즐거움에 일이 힘든 줄도 모를 정도로 열정을 다해 일했다.


하지만 19살 꽃다운 나이의 김군이 꿈을 이루기에 현실은 너무나 열악했고 처우는 각박하기만 했다.


사고 당시 끼니를 제때 챙겨 먹을 시간조차 없었던 김군의 가방에는 작업공구와 일회용 나무젓가락 그리고 컵라면이 들어 있었다.


결국 컵라면조차 제때 먹지 못하고 고장난 스크린도어를 고치기 위해 현장으로 바로 달려간 김군은 결국 꿈을 꽃피우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앞에 놓인 '컵라면'의 정체구의역 9-4번 스크린도어 근처에 김 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의문의 컵라면이 발견됐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업무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고 임금과 안전, 작업 환경 등에 대해 어느 하나 제대로 개선된 것이 없다.


구의선 참사 이후 지하철 스크린도어 유지관리 업무를 지난해 9월부터 직영으로 전환하고 안전업무직 142명을 채용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은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안전문제에 대한 불감증은 제자리걸음이다.


김군의 동료였던 박창수(29) 씨는 편지를 통해 "너의 희생으로 온 국민이 PSD 노동자를 알게 됐고 많은 변화를 겪는 중"이라며 "너의 못다 한 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추모했다.


지하철 사고로 소중한 친구 잃은 고교 동창의 눈물 (사진)지난 28일 지하철 안전문을 수리하던 업체 직원이 사고로 숨진 가운데 고교 친구가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