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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 되고 싶다는 딸 '프라이팬'으로 때린 엄마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를 프라이팬으로 때린 어머니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를 프라이팬으로 때린 어머니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애 키우기 20년 째지만 정말 힘드네요'라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글쓴이는 "고등학교 2학년인 아이가 평소에도 공부에 흥미가 없다"며 "그래도 어떻게든 시키려고 영어랑 수학 학원을 보냈는데, 못 다니겠다고 끊으라더라"라고 운을 뗐다.


공부를 열심히 하길 바라는 글쓴이의 마음과는 다르게 아이는 미용 쪽에 흥미가 있었던 것.


이에 대해 글쓴이는 "(미용 쪽으로 가겠다는) 말을 듣자 심장이 철렁했다"며 "이제껏 분칠이나 하라고 키운 게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큰 것을 바라지 않았다"는 글쓴이는 "그냥 공무원이라도, 아니 누구에게 말하기 부끄럽지 않을 작은 회사라도 좋다"며 "미용을 하겠다는 게 너무 서러워 프라이팬으로 아이를 때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 맞는 등 몸과 마음에 상처를 받은 아이는 방문을 잠근 채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글쓴이는 "남편한테 말했더니 내 잘못이라고 하고, 너무 힘들다"며 "엄마로서 조금 더 잘 되는 길로 가라는 게 그렇게 잘못이냐"고 글을 맺었다.


이러한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은 다른 사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 어머니는 "공부를 잘하는 딸이 갑자기 메이크업이 배우고 싶다고 한다"며 "나름 진지하게 편지도 쓰고 오늘은 울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어머니 역시 딸의 꿈을 허락해줄 수 없었다. 메이크업은 힘들고 현실적으로 돈도 잘 못 번다는 것이 그 이유.


이에 어머니는 "정 배우고 싶으면 나중에 좋은 대학 가서 학과를 선택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처럼 아이가 '안정적인 길'을 걷기 원하는 부모들과 '꿈'이 있는 아이들 간의 갈등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한국 부모는 아이의 장래를 위해 소득의 1/3을 쏟아붓고 있지만, 지난 4월 OECD가 72개국의 15세 학생 54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한국 학생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7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고 자기 소유물로 보는 멍청하고 한심한 부모의 예", "프라이팬으로 왜 때리냐", "공부로 먹고살기가 더 힘들어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