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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에 누운 슬픈 개구리 '페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몇 년간 SNS를 휩쓸며 전 세계뿐만 아니라 국내 누리꾼들로부터 사랑받았던 개구리 캐릭터 '페페'의 죽은 모습이 공개됐다.

인사이트Twitter 'desertislandbk'


[인사이트] 홍지현 기자 = 지난 몇 년간 SNS를 휩쓸며 전 세계 누리꾼들로부터 사랑받았던 개구리 캐릭터 '페페'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6일 코믹북 리소스는 페페의 창시자인 만화가 맷 퓨리가 관 속에 눈을 감고 누워있는 페페의 모습을 공개했다고 밝했다.


지난 2005년 퓨리의 만화 '보이즈 클럽'에 처음 등장한 페페는 특유의 슬픈 표정으로 인기를 얻으며 온라인상에서 밈(meme - 모방을 통해 퍼지는 패러디물)으로 유명세를 탄 캐릭터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페페는 국내에도 2015년 즈음 상륙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널리 확산 되었다.


그러던 중 2015년 말 인종차별과 반유태주의적 행동을 일삼던 '알트 라이트'는 페페의 눈을 붉게 만들고 팔에 만자 십자 상 완장을 채운 그림을 전파한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심지어 이들이 합성한 페페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림을 트럼프가 직접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면서 페페는 완전한 알트 라이트의 심볼로 등극하게 된다.


이에 페페는 북미 시사 주간지 타임지의 '2016년 가장 영향력이 컸던 가상 캐릭터' 1위에 오르는 한편 그해 9월에는 반명예훼손 연맹(Anti-Defamation League)으로부터 '혐오 상징'으로 공식 지정된다.


인사이트Twitter 'realDonaldTrump'


맷 퓨리는 타임지 기고문을 통해 "페페를 인종차별주의자와 반 유대주의자들이 혐오의 상징으로 쓰고 있는 것은 악몽 같다"며 극우주의자들의 캐릭터 왜곡을 비난했다.


이어 그는 "당신이 뭐라고 생각하든 나는 캐릭터의 창조자로서 페페가 '사랑의 상징'이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reuters


그 후 퓨리와 반명예훼손 연맹은 페페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되찾아주려는 운동을 전개했지만 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극우주의자들은 페페를 꾸준히 자신들의 상징으로 악용했다.


결국 퓨리는 자신이 만든 캐릭터가 미국 내 대안 우파의 상징이 된 것을 참을 수 없어 직접 페페를 죽인 것이다.


그럼에도 알트 라이트의 페페 이용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전 세계 누리꾼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원작자가 전한 페페의 사망 소식에 한 누리꾼은 "말도 안 돼. 내가 애정하는 캐릭터였는데! 페페 좀 그만 괴롭혀요"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홍지현 기자 jheditor@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