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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박근혜 탄핵 무산되면 '촛불 민심' 국회로 향한다

오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표결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사이트

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 후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진퇴를 국회에 맡기겠다'는 박 대통령의 '꼼수'에 야당이 걸려들어 탄핵 전선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당장 탄핵 가결의 열쇠를 쥐고 있던 새누리당 비박계는 '박 대통령 4월 퇴진-6월 대선'이라는 새누리당의 당론을 수용하며 탄핵대오에서 이탈했다.


촛불 민심에 얼마 전까지는 고개도 들지 못했던 비박계의 '변심'은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준비 기간을 확보해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보수가 재집권하겠다는 명백한 '꼼수'였다.


이는 그동안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이것저것 눈치만 살피던 '기회주의자' 비박계가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고밖에 판단할 수 없다.


물론 똑똑한 국민들은 이 얄팍한 꼼수에 속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3일 촛불 집회가 열리기 전 새누리당 당사 앞으로 몰려가 건물 외벽에 계란을 던지고 깃발을 찢는 등 배신자들에게 성난 민심을 제대로 보여줬다.


인사이트비박계 수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 연합뉴스


하지만 촛불 민심을 받들어야 할 야당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큰 우려를 샀다.


박 대통령이 퇴진 시점도 정하지 않고 국회에 공을 떠넘겼다는 것은 반전의 기회를 노린 시간벌기용 꼼수가 분명했는데, 야당은 주도권을 두고 다투다가 여기에 말려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경우 제1야당이라는 자만에 빠져 결정적인 순간에 오판과 독선으로 당을 잘못 이끌었고,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타협하자"는 새누리당의 유혹에 흔들려 '박쥐'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당리당략을 앞세우며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갈등은 우려를 넘어 국민들의 실망을 사기에 충분했다.


국민들은 "야당이 정국 수습보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대선판 짜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냐"며 비난했고, 6차 촛불 집회에서는 집회에 참석한 야당 인사들을 호되게 질책하며 정신 차릴 것을 당부했다.


인사이트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 연합뉴스


지금은 상황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리더십과 전략의 부재로 우왕좌왕하던 야당이 탄핵안을 8일 본회의에 보고한 뒤 9일 표결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정한 내년 4월 말 퇴진을 선언한다 해도 표결을 감행키로 했다.


'기회주의자' 비박계 또한 당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 겁먹었는지 4일 오후 긴급 모임을 가진 뒤 탄핵안 표결에 동참키로 태도를 바꿨다.


이로써 박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 이후 흔들거렸던 탄핵대오는 재정비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야당은 탄핵이 가결될 때까지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꼼수에 넘어가 야당 스스로 정한 날짜인 2일과 9일 가운데 하나를 허무하게 날린 '실수'가 있기에 민심을 제대로 읽고 어떤 유혹에도 흔들려선 안 된다.


또다시 당리당략에만 골몰해 주도권을 놓고 다투다가는 공멸의 길로 치닫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인사이트gettyimages


박 대통령이 탄핵안 표결(9일) 전 제4차 대국민담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대오에 맞서 표결 직전 대통령이 내년 4월 퇴진하겠다고 밝힘으로써 탄핵에 힘을 뺄 것이라는 관측이 떠돈다.


그렇기에 야당은 미운 존재지만 가결 정족수(200명)의 캐스팅보트를 쥔 비박계가 또 등을 돌리지 않을 충분한 명분을 만들어 9일 표결에서 가결될 수 있도록 탄핵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 국민들의 요구는 오직 탄핵뿐이다. 6차에 걸친 촛불 집회 동안 흔들린 건 정치인들이었을 뿐 국민들의 촛불은 한 치의 동요가 없었다.


그러니 국민을 대표해 박 대통령과 싸우는 '공격수' 야당은 촛불로 만들어낸 절호의 찬스를 허공에 날리지 않길 바란다. 부디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박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한 방'을 먹여주길 바란다.


인사이트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