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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흉상' 들고 소녀상 철거하라고 외친 남성

한 보수단체 대표가 부산 평화의 소녀상 옆에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을 설치하려 했으나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한 보수단체 대표가 부산 평화의 소녀상 옆에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을 설치하려 했으나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지난 21일 오후 3시경 최모(36) 씨 등 '진실국민단체' 회원 5명은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자리에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이 부착된 나무 의자를 들고 나타났다.


포장지로 싼 나무 의자를 소녀상 옆에 놓은 최씨 등은 준비한 성명서를 먼저 낭독하려다 구청 직원과 시민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 과정에서 나무 의자에 붙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이 떨어졌고 동구청 직원이 이승만 흉상을 압수해 가져갔다.


인사이트


남은 박 전 대통령 흉상을 한 손에 든 최씨는 "우리는 위안부 할머니나 소녀상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소녀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일본을 용서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낭독했다.


일부 시민은 최씨 등에게 욕설을 하며 "매국노", "일본이 좋으면 일본으로 가라"고 외쳤고 들고 있던 종이 피켓을 빼앗으려다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20여 분간 이어진 승강이는 최씨 일행이 택시를 타고 떠나면서 끝이 났다.


한편 진실국민단체 대표 최씨는 지난해 12월 말 일본영사관 앞에 시민단체가 소녀상을 설치한 이후 소녀상 주변에 각종 쓰레기와 폐가구를 갖다 놓고, 소녀상 반대 문구를 적은 불법 선전물을 붙여 소녀상 지킴이 단체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최씨는 "혼란스러운 정국을 추스르려면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 정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흉상을 준비한 배경을 설명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