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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 피자를 '2천원' 받고 장애 할머니에게 준 배달 청년

권순걸 기자 2017.04.21 20:09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좌) 연합뉴스, (우)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2만원이 넘는 피자 가격을 잘못 알고 주문한 할머니와 이를 모르는 척 넘어간 배달 청년의 사연이 훈훈함을 느끼게 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피자배달 청년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입대 전 아르바이트로 피자 배달을 하던 청년 A씨로 본인이 겪은 일을 담담하게 전했다.


비가 많이 오던 어느 날 A씨가 일하던 피자집에 2만 2천원짜리 치즈크러스트 피자 2판 주문이 들어왔다.


주문자는 한 할머니였고 "00교회 앞에서 전화하면 나오겠다"는 말에 피자를 들고 교회로 향했다.


A씨가 교회 앞에 도착해 전화를 하자 골목 어귀에서 한 할머니가 나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A씨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피자 받으시라"며 피자를 건넸지만 할머니는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지었다.


이상하다 싶어 자세히 보니 할머니는 양팔이 없는 장애인이었다. 비가 내리고 어두운 시간이어서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너무 죄송한 마음에 A씨는 직접 피자를 할머니 집에 가져다 드렸다. 할머니가 먼저 들어간 허름한 집에서는 손자로 보이는 아이들 3명이 반갑게 뛰어나왔다.


할머니가 고이 모아둔 쌈짓돈으로 시켜주신 피자를 애타게 기다린 모양이었다.


손이 없었던 할머니는 A씨에게 "지갑에서 돈을 좀 꺼내달라"고 부탁했고 할머니의 지갑을 본 A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지갑에는 1만원짜리 한 장과 1천원짜리 몇 장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할머니는 A씨에게 "2,200원이지라?"라고 말했다. 전단지에 쓰인 22,000원을 2,200원으로 본 것이었다.


할머니 손자들은 이미 피자를 꺼내 맛있게 먹고 있었고 매우 행복한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본 A씨는 차마 할머니에게 정확한 가격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지갑에서 2,200원을 꺼내 돌아왔다.


할머니는 그렇게 돌아가는 A씨에게 "비오는 날 날도 추운데 고생 많이 했소"라며 "맛있게 먹을게 조심히 가이소"라고 사투리 섞인 배웅을 하며 팔을 흔들었다.


사실을 말하면 난감해할 할머니와 실망할 아이들을 위해 거짓말을 한 A씨의 사연에 많은 누리꾼이 감동하고 있다.


해당 이야기는 몇 년 전 '사랑밭 새벽 편지'라는 홈페이지에 소개된 이야기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몇 해 전 이야기가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깝고 우울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는 지금 우리 사회가 각박해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 아닐까.


권순걸 기자 soongul@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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