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버스기사가 '내리는 사람' 없는데도 버스를 한번 정차했던 이유

한 시내버스 기사는 아이가 내뱉는 말을 허투루 여기지 않고 센스있게 대처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이번 정거장은 시청, 시청입니다. 다음 정거장은 야탑역입니다"


창밖을 보던 아이는 이 음성이 나오자 앞에 앉아 있던 아이는 엄마를 향해 돌아섰다. "엄마, 우리 내리는 곳 다 왔어요"


4살짜리 꼬마 아이는 혹시나 내리는 곳을 놓칠까 봐 엄마의 옷 끝자락을 흔들며 말했다. 그리고 곧바로 엄마를 대신해 '하차벨'을 누르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엄마는 역시 엄마. 아들이 혹시나 다칠까 빠르게 벨을 누르고 아이들 보듬어 안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앙, 내가 누르려고 했는데!"라고 말하는 꼬마. 아이는 하차벨을 누르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나 보다. 하지만 꼬마에게 '특별한 기회'가 주어졌다. 버스를 운전하던 기사님이 센스가 탁월하신 덕분이었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추석날' 버스 안에서 벌어진(?) 마음 훈훈해지는 사연이 담긴 글 하나가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A씨는 위와 같은 사연을 전하면서 '센스'가 넘치는 버스 기사님이 아이의 '외침'을 듣자마자 갓길에 차를 살짝 댔다고 한다.


그다음 '뒷문'을 열어줬다. 순간 벙찐 A씨는 기사님이 꼬마에게 그곳에서 내리라고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기사님의 본심은 그게 아니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기사님은 백미러로 '하차벨'의 불이 꺼진 것을 확인하고는 "아이야, 이제 네가 한번 눌러보렴"이라고 말했다고.


몇 명 없기는 했지만 순간 버스 안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고, 모두의 시선이 아이에게로 쏠렸다. 아이는 웃으면서 하차벨을 눌렀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별거 아닌 일로 치부될 수도 있고, 오지랖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순수한 아이의 마음을 위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한 기사님의 '센스'는 사람들에게 훈훈함을 전하기 충분해 보인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오늘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뉴스 가운데 하나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고속버스의 운전기사가 운전대를 놓고 대추를 깎아 먹으며 운전했다는 내용이었다.


한 번의 실수가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고속도로였는데도 말이다. 심지어 버스의 속도는 100km/h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의 목숨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이 버스기사가 아이의 말 한마디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 시내버스 기사님을 보고 자신을 되돌아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