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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산소도 기억 못하는 '치매 오빠' 안타까워 오열하는 여동생

지난해 10월 EBS1 '메디컬 다큐-7요일에는 초로기 치매를 앓는 박기범(61) 씨와 동생 박미숙(59) 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인사이트EBS1 '메디컬 다큐-7요일'


[인사이트] 김천 기자 = "아빠 어떻게 해. 우리 오빠 불쌍해서 어떻게 해"


돌아가신 아빠 무덤 앞에서 부르짖는 한 여성의 절규. 그 울음소리가 하늘에 닿을 수 있을까.


'세계 치매의 날'을 맞은 오늘(21일),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 가족을 둔 사연들이 온라인상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치매에 걸려 '아기'가 된 오빠와 그런 오빠 곁을 지키는 여동생의 사연이 다시금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힌다. 


인사이트EBS1 '메디컬 다큐-7요일'


지난해 10월 EBS1 '메디컬 다큐-7요일'에 소개된 박기범(61) 씨와 동생 박미숙(59) 씨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기범씨는 초로기 치매를 앓고 있다.


60세 미만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초로기 치매는 건망증과 함께 계산 및 기억 능력들이 저하되고 진행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4년 전 인지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더니 이제는 말을 하는 방법조차 잊어버렸다.


인사이트EBS1 '메디컬 다큐-7요일'


이제 갓 환갑이 된 오빠가 이렇게 될 줄 꿈에나 알았을까.


육 남매 중에서도 넷째와 다섯째라 가장 돈독하게 지내던 오빠였기에 미숙씨는 더욱 마음이 찢어진다.


오빠 기범씨는 배를 곯던 시절에도 동생을 위해 기꺼이 밥을 넘겨주고 자신은 쪼그려 굶을 정도로 배려심 깊었다.


지적이었으며 말수도 적고 과묵한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곁에서 '아기'가 돼 버렸다.


인사이트EBS1 '메디컬 다큐-7요일'


미숙씨는 사랑하는 가족마저 기억하지 못하는 치매가 너무 원망스럽다.


아이처럼 종일 자신만 바라보는 처지니 마음이 더욱 아프다.


울었던 적도 많다. 주변인들은 오빠를 뭐하러 데리고 와서 고생하냐고 말한다. 하지만 핏줄의 아픔을 어찌 그냥 모른 체할 수 있을까.


이날 방송에서 미숙씨는 오빠와 함께 아버지의 산소를 찾았다.


인사이트EBS1 '메디컬 다큐-7요일'


오빠는 무덤 앞에 서도 아빠의 묘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저 혼자 중얼거리며 의미 없는 말만 되뇔 뿐이다.


미숙씨는 아빠에게 하소연한다.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지만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아내지 못한다.


오빠의 건강했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한데, 자상했던 그 목소리가 귀에 생생한데.


한순간 아기가 돼 버린 오빠가 미숙씨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치매는 동생과 함께했던 추억마저 모두 앗아갔다.


아버지 무덤 앞에서 애타게 부르짖는 미숙씨의 목소리. 미숙씨는 간절한 바람이 하늘에 닿기를 그저 바랄 뿐이다.


YouTube 'EBSDocumentary (EBS 다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