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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전에 전교생 '저자'로 책 출간하는 대구의 한 고등학교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인문소양 함양과 자아 정체성 확립을 도모하기 위해 책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경덕여자고등학교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이거 내가 쓴 책이야. 한 번 읽어 봐!"


친한 친구, 동생, 혹은 동년배 사촌들에게 당당하게 이런 말을 할 수 있게 하는 학교가 있다.


바로 대구 경덕여자고등학교(이하 경덕여고)이다.


해당 학교에서는 인문소양 함양과 함께 자아 정체성 확립, 비판적 사고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기른다는 취지 하에 한 학년에 한 권씩 만들어 모두 저자란에 이름을 올린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경덕여자고등학교


일명 '책쓰기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야심찬 계획은 2015년 경덕여고에 근무하던 국어 선생님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취지에 맞게 학생들은 '자아'라는 큰 틀을 주제로 책쓰기를 진행하고 있다.


학교와 집, 학원을 오가는 쳇바퀴 도는 생활을 반복하는 학생들은 책을 쓰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활이나 진로, 적성, 가족 등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거리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경덕여자고등학교


국어 교과 교사가 수업시간을 활용해 주도하는 해당 프로젝트는 큰 틀은 교사가 정해주지만 세부 내용은 학생들이 정해 스스로 꾸려나간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책쓰기 동아리'를 만들어 학년 전체 학우들과 함께 책을 만들 때 시도하지 못했던 소설이나 시 등을 주제로한 본격 문예 창작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사진 동아리 또한 자신들이 찍은 사진을 모아 사진집 '아날로그(analog)'를 만들어 책으로 꾸려내기도 했다.


2015, 2016년에 각각 만들어진 책은 대구광역시 학생 저자 책 출간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정식 출판되었다.


2015년 당시 경덕여고 1학년 전체 학생들의 작품들을 모아 만든 시집 '열일곱 살의 우주'(2016년 출간)와 해당 학생들이 진급해 2학년일 때 만든 수필집 '어느 봄날'(2017년 출간)이다.


인사이트정식 출간된 경덕여고 학생들 책 / (좌) 만인사, (우) 학이사


출판된 책들의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쓰이고 있다.


정식 출판은 되지 못했지만 경덕여고에서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발간한 책들은 더욱 많다.


올해 책쓰기 프로젝트의 담당을 맡은 김민정 선생님은 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했다.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신기해 하고 보람있어 한다"고 밝혔다.


협의를 거쳐 고른 제목, 친구가 만든 표지, 오랜 고민의 결과물인 자신의 글을 보며 어엿한 저자가 된 학생들은 한 뼘 더 성숙해졌다.


앞으로도 성숙한 인격체를 향한 경덕여고의 '책쓰기 프로젝트'가 지속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