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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친할머니·외할머니 말고 모두 '할머니'로 불러요"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1,170명을 대상으로 명절 성평등에 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명절에 성차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남자가 주방 들어오면 XX 떨어진다", "여자가 돼서..."


시대가 변하면서 명절의 모습도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연세가 지긋한 어른들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 것은 낯설지 않다. 


그런데 반대로 우리도 알게 모르게 실수를 하고 있다. '외할머니', '친할머니'라는 말도 알고보면 차별적 성격을 지닌 언어라는 자료가 발표됐기 때문.


17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하 재단)은 명절에 겪을 수 있는 성차별 언어 3건과 성차별 행동 5건을 엮어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추석특집'을 발표했다. 


재단은 재단 홈페이지를 통한 시민 참여 캠페인에서 1,170명의 시민에게 1,275건의 의견을 접수받아 국어·여성계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캠페인에서 '명절에 성차별적인 언어나 행동(관행)을 듣거나 겪은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참가자 중 80% 이상이 성차별 언어나 행동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남성 응답자의 70%도 이 같은 성차별적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명절 때 성차별적 관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에 그만했으면 하는 성차별적 언어나 행동(관행)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라는 주관식 질문에는 복수 응답을 포함해 총 1,275건의 의견이 제안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재단은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 우선 공유·확산해야 할 대표적인 표현 및 단어 3가지를 꼽았다. 


▲'시댁'을 '시가'로 바꿔부르기,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는 '할머니'로 통일하기, ▲'여자가~'·'남자가~'는 '사람이~'·'어른이~'로 바꿔 부르는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조사 결과 남녀 모두가 명절 성차별 사례로 뽑은 것은 '명절에 여성만 하게 되는 상차림 등 가사분담'이었다. 


전체 중 절반 이상인 53.3%가 명절 여성만 하는 가사분담이 성차별적 사례라고 대답했다. 

 

이어 성별 고정관념을 제시하는 '여자가~', '남자가~'(9.7%), 결혼을 권유하거나 화제로 삼는 '결혼 간섭'(8.1%), 남성, 여성 따로 상을 차려 식사하는 '남녀 분리 식사'(5.4%), 여성이 배제되는 '제사 문화'(4.6%) 등의 순이었다.


재단 관계자는 "명절에 성차별적인 언어나 행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번 시민제안 결과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차별 경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평등한 언어와 행동으로 명절 선물을 하자는 취지에서 시민과 함께 '성평등 생활사전'을 만들었다. 많은 분들이 활용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추석에는 내가 먼저 나서서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를 '할머니'로, '남자가~', '여자가~'를 '사람이~', '어른이~'로 바꿔 불러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