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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24년 동안 간직한 '배트맨 운동화'에 눈물 터진 아들

여기, 어린 시절 한 번도 신지 못한 새 운동화에 얽힌 사연을 뒤늦게 알게 된 아들이 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발은커녕 손이 들어갈까 말까. 아들이 다 큰 어른이 되도록 엄마는 작디작은 어린이용 운동화 한 켤레를 버리지 못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 시절 신지 못한 새 운동화'라는 제목으로 아동 신발이 담긴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을 올린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집에 오니 웬 아동 신발이 탁자에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의 말대로 사진에는 만화 캐릭터 등이 커다랗게 그려진 작은 어린이용 운동화가 상자째로 고이 담겨 있었다. 


흰색이었을 운동화는 세월이 묻은 듯 노랗게 빛이 바랜 모습이었지만 상당히 보관 상태가 좋았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신발 안에는 모양이 구겨지지 않도록 종이가 넣어진 채였다. A씨가 꺼내 펴본 종이는 빨간색, 파란색, 검은색으로만 인쇄된 옛날 광고 전단이었다.


운동화에 얽힌 사연은 이러했다. 시간을 거슬러 1994년, 당시 A씨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같은 해 A씨의 가족은 두 칸짜리 전셋집에서 32평 아파트로 이사했다. 아끼고 아껴가며 알뜰하게 형편을 꾸려간 A씨의 어머니 덕분이었다.


얼마나 아꼈는지, 아들 신길 신발도 아끼느라 헌 신발부터 신겼다. 아껴뒀던 새 신발은 어느 순간 성장기인 아들의 발에 작아졌다.


결국 한 번 제대로 못 신기게 된 새 신발이 너무나도 마음에 걸렸던 엄마. 엄마는 이사 다니는 중에도 신발을 계속 보관해두었다. 그러다 24년이 흐른 이 날 오랜만에 다시 꺼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우리 아들 한 번 보여주고, 이제는 버리려고... 그때 못 신겨서 엄마가 미안해"


A씨는 "신발을 가슴에 품은 채로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울컥했다"며 "그래서 내가 갖기로 했다. 나중에 내 자식 낳으면 한 번 신겨서 보여 드려야겠다"고 다짐을 남겼다.


어렸던 자식이 장성할 때까지는 24년이 걸렸다. 어머니는 사계절이 24번 지나도록 새 신발을 소중히 간직해 왔다. 미안해서.


그러나 자식의 신발까지 아낄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의 고생 덕분에 A씨가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아마 A씨는 커가는 내내 받았을 것이다. 새 신발처럼 선물 같은 하루하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