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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잔 모자라 '일회용 종이컵'에 아이스음료 담아주는 커피 전문점들

매장 내 일회용컵 금지 정책 시행 한달이 흘렀지만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에 커피전문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사이트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정부가 환경 보호를 위해 매장 내 일회용컵 금지 정책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한 달이 흘렀다.


최근 들어 커피전문점을 가면 "매장에서 드시면 머그잔으로 준비해드리는데 괜찮으실까요?"라는 질문을 꼭 받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생긴다.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대형 매장이나 점심시간처럼 손님이 몰릴 때도 모두 머그잔에 음료를 제공할 수 있을까.


인사이트(좌) twitter '@grrrr_grr_rrr', (우) twitter 'chobi3456'


종이컵은 단속 대상에서 제외머그잔 모자르면 아이스음료를 종이컵에 담아줘


직장인들이 특히 많은 구로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그렇지 못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A씨가 운영하는 매장은 점심시간이 가장 바쁘다. 테이크아웃을 하는 손님들도 있지만 자리에 앉아 먹고 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언제나 머그잔이 모자란다. 최대한 좌석 수에 맞게 구비해뒀지만 설거지가 한번 밀리면 이마저도 제공이 어렵다.


본사에 여분을 더 신청해뒀다는 A씨. 하지만 본사에서도 머그잔 주문이 폭주해 이른 시일 내에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A씨는 임시방편으로 종이컵에 아이스음료를 담아 손님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회용 종이컵은 단속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매장 안에서 먹어도 무방하다.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정책이 도리어 종이컵 사용을 늘리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머그잔 훔쳐가는 손님들도 많아무거운 머그잔 깨트려 새로 사는 경우도 허다


또 다른 커피 전문점 운영자 B씨는 머그잔을 훔쳐 가는 손님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로고가 새겨진 예쁜 머그잔이 탐나 음료를 다 마신 뒤 가방 안에 넣어가는 것.


또 무거운 머그잔을 들고 가다 바닥에 떨어트리는 일도 잦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환경부와 시민단체 공동조사에서도 실제 커피전문점에서 다회용컵 사용을 권하는 경우는 절반(44%)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플라스틱컵 사용 금지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너무 성급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수백 명씩 고객이 몰리는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수량 부족, 인력난, 효율성, 도난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있어 단순 일회용컵 금지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시민의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