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웃게 했던 할아버지의 사진이 오늘 저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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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넓게 드리운 구름과 까마득한 우주의 경계선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사진.


사진 속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한 남성은 누구일까.


마치 합성을 의심케 하며 장난처럼 보이는 이 사진에는 사실 슬프면서도 가슴 따듯한 사연이 하나 숨겨져 있다.


생전 가족에게 넘치는 사랑을 주고 떠난 할아버지와 그런 그의 재와 사진을 풍선으로 날려 보낸 가족의 이야기이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할아버지를 떠나보낸 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인사이트필립 롭슨과 아내 야크 / Ayngie Tappin


영국 이스트서식스 주에 거주하던 할아버지 필립 롭슨(Philip Robson)은 특수 학교 교사로 일하며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필립은 자신의 아내와 딸, 사위와 두 어린 손주들에게도 모두 친절한 할아버지였다.


한없이 다정하면서도 유쾌한 모습을 잃지 않는 필립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은 필립을 믿고 따르게 되었다.


그런데 지난 2013년, 필립은 평소 앓고 있던 폐 질환이 심해져 병원으로 실려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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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은 병마와 꿋꿋이 싸워나갔지만 필립의 건강은 눈에 띄게 악화됐다.


결국 모든 치료를 중단하고 호스피스로 자리를 옮긴 필립은 지난해 10월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마지막이 다가오는 순간에도 결코 미소를 잃지 않았던 필립은 "마지막으로 꼭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가족들을 불러모았다.


필립의 소원은 바로 장례식을 치르지 않는 것.


안 그래도 자신의 죽음으로 슬퍼할 사람들을 장례식에서 또다시 눈물짓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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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필립의 생각을 존중해 정말로 장례식을 치르지 않았다.


다만 필립의 마지막을 제대로 기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던 가족들은 천사와도 같던 그의 삶을 기리기 위해 색다른 방식으로 필립을 떠나보내기로 했다.


바로 필립의 재를 넣은 상자를 카메라, 사진과 함께 풍선으로 아주 높이 띄우는 것이었다.


저 하늘의 '별'처럼 모두에게 따스한 빛을 전해준 필립에게 이보다 어울리는 방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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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고기압에도 견딜 수 있는 특수 제작 풍선을 준비해 민간 항공국의 허락을 구했다.


가장 완벽한 기상 조건을 기다린 가족들은 마침내 지난 8월 3일, 풍선을 높은 곳으로 띄워 보냈다.


모두의 노력이 담긴 풍선은 무사히 상공 56km까지 떠오르며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했다.


카메라를 지켜본 가족들은 마치 필립이 하늘 위에서 자신들을 지켜봐 주는 것만 같아, 벅찬 가슴으로 눈물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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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압력을 견디지 못해 터진 풍선은 땅으로 추락했으며, 슬프게도 GPS 장치에는 결함이 생겨 풍선의 위치 추적은 불가능했다.


필립의 마지막 비행 장면을 놓친 가족들은 그러나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고 풍선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필립의 아내 야크(Jak)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편은 남은 사람들을 위해 장례식을 거부했었다"며 "우리 또한 최대한 밝은 얼굴로 남편을 떠나보내기 위해 노력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정말로 비디오를 되찾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이번 일을 '성공'이라고 부르고 싶다"며 한결 후련해진 심정을 나타냈다.


비록 필립의 흔적은 아주 잠시 동안만 하늘을 날았지만, 필립이 모두에게 남긴 추억은 하늘의 별처럼 영원히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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