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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그라운드 누비고도 기억되지 않았던 숨은 축구 영웅들을 소개합니다"

아시안게임 2연패라는 값진 성과 뒤에는 세레모니 하나 없이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던 숨은 주역들이 있었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2018 아시안게임 메달 수여식에서 가장 긴 시상대가 설치됐다.


그 위에 올라선 축구 국가대표는 무려 20명.


손흥민, 조현우, 이승우, 황의조, 황희찬, 황인범, 김민재, 김진야, 김건웅, 김문환, 김정민, 나상호, 송범근, 이승모, 이시영, 이진현, 정태욱, 장윤호, 조유민, 황현수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은 '숙적'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하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금메달을 딴 모든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사이트뉴스1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빛에 가려 주목받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다.


'숨은 주역'이라 불리는 김진야와 김문환이 그렇다. 두 선수는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전했다.


한 경기만 뛰어도 엄청난 체력이 소모되는데 김진야와 김문환은 18일간 무려 7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이들은 지치지 않았다. 실수도 없었다. 팀에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김진야와 김문환은 안정적인 수비로 골망을 지켰다.


특히 두 선수는 원래 공격수였다. 그런데도 김학범호에 풀백이 부족하자 이들은 수비수를 자원해 포지션을 바꿨다.


174cm, 66kg이라는 작은 몸집에서 나오는 김진야의 폭발적인 에너지는 모두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김문환은 환상적인 멀티 플레이를 선보였다. 상대 선수들의 역습을 적절히 끊어내는 동시에, 하프라인을 넘어서면 남다른 돌파력으로 공격진을 뒷받침했다.


인사이트뉴스1


선발은 아니었지만 교체선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선수들도 있다. 조유민과 장윤호가 대표적이다.


이란전(16강)에서 조유민은 경고카드 누적으로 결장한 '괴물 수비수' 김민재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섰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빠른 발로 이란의 공격을 속속 저지했다. 수비수로서의 가치를 입증한 날이었다.


장윤호 역시 '중원의 핵'으로 떠올랐다. 조별리그와 16강에서 활약한 장윤호는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공을 뺏어 공격수에게 넘겨주며 미드필더 황인범을 탄탄하게 받쳐줬다.


우즈벡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은 장윤호가 빠졌을 때 급격히 무너진 수비만 봐도 그의 존재감을 알 수 있다.


한일전 후반에 교체 투입된 장윤호는 완벽하지 않은 컨디션에도 힘 빠진 동료 선수들을 위해 몇 배나 열심히 뛰었고, 일본의 역습을 막아냈다.


인사이트SBS 


태극기의 무게는 똑같다


팀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우리는 그라운드에서 이들의 세레모니를 볼 수 없었다.


'축구의 꽃' 세레모니는 오직 골을 넣은 자에게만 허락된다. 우리가 숨은 주역을 더욱 조명해야 하는 이유다.


묵묵히 뒤에서 공격수를 뒷받침 해주는 그들이 없었다면 아시안게임 2연패는 불가능했을 터다.


득점의 가치는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근 수비에서 나온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팀의 골망을 가른 누군가도, 우리팀의 골문을 지킨 누군가도. 태극기의 무게는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