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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군하다 탈진해 쓰러지는 병사 살리기 위해 '마시는 링거' 개발한 군의관

정맥에 주사하지 않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마시는 링거 '링티'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최해리 기자 = 군 생활을 해본 이들 대부분은 '행군' 훈련의 기억을 아마 오랜 시간 잊지 못할 것이다. 스무 살 이후 처음으로 경험한 가장 힘든 훈련이었을 테니 말이다.


건장한 특전사 대원들이라 하더라도 400km나 되는 거리를 9박 10일간 행군하는 '천리행군'에서는 대거 탈진하곤 한다.


이에 많은 병사들은 의료인의 처치 없이도 간편하고 빠르게 몸을 회복시켜줄 해결책을 간절히 원했다.


인사이트좌측부터 이원철 대위, 이용진 대위, 김성종 대위, 이병석 중위 / 링거워터 제공


이 같은 상황을 바로 옆에서 지켜봐 온 특전사 군의관 이원철 대위는 병사들의 고충을 안타까워했다. 


고심 끝에 이대위는 이용진 대위, 김성종 대위, 이병석 중위 등 3명의 군의관들과 함께 실제 군대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수액을 꽂지 않고 마실 수 있는 '링거워터'를 개발하기에 나섰다.


이들은 미 육군의 협조를 얻어 1950년대부터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자료라면 모두 조사했다. 그뿐만 아니라 잦은 채혈로 인해 팔에 다수의 피멍이 들 정도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오랜 연구를 거듭한 끝에 이들은 군의관이 없어도 병사들이 훈련 현장에서 수액을 꽂지 않고 간편하고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는 '링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인사이트링거워터


병사들을 위해 개발된 '링티'의 쓰임은 일상생활 속 많은 학생, 직장인들에게도 다양하게 사용된다.


바쁜 일상에서 몸살과 감기 등 각종 질환으로 인해 기운이 빠질 때 또는 과음으로 '술병'이 났을 때.


즉,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하고 싶지만 병·의원을 찾아 의사의 처방을 받고 의료인을 통해 링거를 맞을 시간을 내기 힘들 때에 '링티'의 장점이 빛을 발한다.


그렇다면 이 '링티'는 정맥에 주사하는 수액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성이 있을까.


인사이트맞는 대신 마시는 형태로 공급할 때의 차이점 비교 / 링거워터 제공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고통스러운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시간이 단축된다는 것.


짧으면 30분, 길게는 2시간씩 주사를 맞아야 하는 기존 수액과 달리, 링티는 준비하는 데 10초, 섭취하는 데 30초로 치면 단 40초밖에 안 걸린다.


뿐만 아니라 값도 매우 저렴하다. 1회 당 3천 원으로 기본 3만 원 이상의 가격표가 붙은 수액 주사에 비해 의료인의 인건이나 처치비용이 들지 않아 저렴한 가격대로 형성돼있다.


링티에는 포도당, 전해질, 비타민C, 타우린 등 8가지 성분이 들어있다. 또한 합성색소나 카페인이 전혀 첨가되지 않아 청소년은 물론 임산부와 영유아가 먹기에도 안전하다.


인사이트링거워터


마시는 링거라 해서 쓰거나 맛이 없을 거라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링티는 천연레몬을 사용하여 자연스럽고 달콤한 레모네이드의 맛이 나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군의관들이 직접 만든 이 획기적인 제품에 문재인 대통령 또한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작년 11월 코엑스에서 열린 '벤처 창업 페스티벌'에 참여한 문 대통령은 직접 부스를 방문해 '링티'를 시음했다.


문 대통령은 "의약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특허 문제 등의 문제점은 없었느냐", "이 같은 연구 성과가 창업 지원으로 뒷받침되고 있느냐" 등 질문을 쏟아내며 관심을 드러냈다.


올해 4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4YFN(국제스타트업박람회)에서 뜨거운 반응을 확인한 링거워터는 국내 시장보다 해외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가방 안에 들고 다니면 왠지 든든한 기분이 드는 '링티'는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 중이며 일부 약국에서 점차적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조만간 가까운 마트와 편의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YouTube '링거워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