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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강제노동·여성은 성노예"…광복 후 북한에 남아있던 일본인들의 최후

36년간 식민지로 괴롭혔던 조선에 남기를 원했던 일본인들은 '지옥'을 탈출하는 것만큼 무서운 일을 겪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미스터 션샤인'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한반도 남쪽에 살던 일본인들과 달리 북쪽에 살던 일본인들은 광복 후 '지옥'을 만났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2차세계 대전에서 패전을 선언한 이후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많은 외국인들이 남아 있었다. 


이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 한 것이 바로 일본인들이었다.


역사학 박사 이연식이 2012년 발표한 '조선을 떠나며'에는 그 당시 조선에 남은 일본인들의 민낯이 드러나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미스터 션샤인'


전쟁은 끝났지만 일본인들이 한꺼번에 그들의 나라로 넘어갈 방법은 없었다.


일본인들을 본토로 수송하기 위해서는 반년 넘는 시간이 필요했고 조선에서 모은 재산 또한 가지고 나갈 수 있는 한계가 정해졌다.


민간인은 1,000엔, 직업군인은 200~500엔. 식민지 조선인들을 착취해 악착같이 모은 돈을 가져갈 수 없게 되자 이 땅에 남겠다는 일본인들도 많았다.


특히나 조선에 자리잡기로 마음 먹었던 일본인들은 고국으로 돌아가도 딱히 직장을 구할 수도, 재산도 없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미스터 션샤인'


그렇게 남과 북에 남아 그들은 지금까지처럼 풍요롭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여기며 조선어 강좌를 열심히 들을 정도였다.


하지만 36년간 일제의 압제에 시달리던 조선인들에게 그들이 곱게 보일리 없었다. 남과 북의 분리 독립을 도왔던 미국과 소련 또한 마찬가지였다. 


남한에 살던 일본인들은 그나마 정신이 있는 상태에서 귀환했지만 북한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은 귀환 과정을 '지옥으로부터 탈출'이라 말할 정도였다.


당시 소련군은 2차대전에서 받은 피해를 복구할 목적으로 자신들의 점령지인 북한, 만주, 다롄 등을 약탈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박열'


소련군은 설비, 기계 등을 가져가는 것은 물론, 일본 남성들을 노동력으로 차출하고 일본 여성을 성노예로 부렸다. 


오죽했으면 일본 여성들을 불쌍히 여긴 조선인들이 이들을 산속이나 민가로 도망가게 도와줄 정도였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자국에서도 이들을 보는 눈은 곱지 않았다.


식민지민을 착취해 떵떵거리며 잘 살았던 '대륙 침략의 첨병'이자 가뜩이나 힘든 일본 내에서 일자리를 뺏고 식량을 축내는 '민폐 집단'으로 낙인 찍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박열'


일제 강점기 식민지 시절 한반도에 머물렀던 그들은 과연 가해자일까 피해자일까.


그도 아니면 두 모습 모두 갖추고 있는 기회주의자일 뿐일까.


광복 후 73년이 흐른 지금 복잡한 모습으로 남은 그들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분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