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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내린 '중대 결단' 7가지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논쟁 종지부에서부터 180조원 규모의 '통큰 투자'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이재용 부회장이 내린 '중대 결단'들을 정리해봤다.

인사이트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좌) 청와대, (우) 뉴스1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개적인 대외 활동과 경영 복귀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2월 뇌물공여 사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숨 죽인 듯 조용히 해외 출장만 다니면서 칩거에 들어갔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9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경영 전면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5분간 면담을 가졌고 그로부터 정확히 한달이 지난 8일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향후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인사이트김동연 부총리를 배웅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그야말로 파격적인 행보였다. 이재용 부회장은 '180조원 투자' 발표 이후 '노벨 과학상'을 단 한번도 수상 못한 한국을 위해 1조원을 추가 지원하는 등 과감없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를 비롯한 삼성전자가 내놓은 투자 방안들이 모두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파격적인 행보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11년 묵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로자의 '백혈병 논쟁'과 관련해 조정위의 조정안을 무조건 수용키로 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논쟁 종지부에서부터 180조원 규모의 '통큰 투자'와 '노벨상 프로젝트' 1조원 지원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이재용 부회장이 내린 '중대 결단'들을 정리해봤다.


1. 3년간 '총 180조원' 통큰 투자와 4만명 직접 채용 발표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내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를 당부한 문재인 대통령의 요청에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채용으로 화답했다.


삼성은 지난 8일 경제 활성화와 신(新) 산업 육성을 위한 목적으로 향후 3년간 180조원(국내 130조원)을 신규 투자하는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180조원으로 확대하고 국내에는 총 130조원(연 평균 43조원)을 신규로 투자해 직접 채용 4만명을 포함한 70만명의 직간접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과 중소기업, 청년 모두가 '윈윈(Win-win)' 할 수 있고, 국가경제의 지속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2. 11년 묵은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논쟁 종지부


인사이트故 황유미 씨와 아버지 황상기 씨 / 사진제공 = 반올림


꼬박 11년이나 걸렸다. 고(故) 황유미 씨는 21살이던 200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생산라인에서 반도체 세정 작업을 했다.


故 황유미 씨가 기흥공장에서 일한 지 1년 8개월이 됐을 무렵인 2005년 6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혈액암)'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2년 뒤인 2007년 23살의 꽃다운 나이에 눈을 감고 말았다.


자신이 다루는 화학 물질이 어떤 독성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 채 방진복 하나 입고 일하다 맞이한 가슴 아픈 죽음이었다.


故 황유미 씨의 사건은 반도체 공장의 산업 재해가 세상에 알려진 계기가 됐고 11년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가 지난달 24일 삼성전자는 조정위의 중재안 내용과 무관하게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 '무노조' 원칙 깨고 삼성전자 서비스 협력업체 직원 8천명 직접 고용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삼성그룹 창사 이래 80년간 이어져 왔던 '무(無)노조 경영원칙'이 전면 폐기됐다. 이와 같은 행보는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 없이는 힘들다는 게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직원 8천여명에 대해 직접 고용하겠다는 뜻과 함께 그룹 차원에서 암묵적으로 불허했던 노조 활동도 보장하기로 했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의 '무노조 원칙'을 깬 것이다. 재계에서는 당시 이를 두고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한 '경영쇄신'의 일환이라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파격적인 결단에 대해 그룹혁신과 대국민 신뢰회복을 과제로 삼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4. 반도체 협력사에게 역대 최대 '200억+α' 통큰 격려금


인사이트사진제공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설비 보수와 청소 등을 담당하는 반도체 협력사들에게 '생산성 격려금'과 '안전 인센티브' 명목으로 200억원대의 격려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부터 삼성전자는 반도체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생산 및 품질 관련 협력사의 혁신 활동을 격려하기 위해 '생산성 격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안전 인센티브'는 환경안전 및 인프라 분야 협력사들의 안전 의식 고취를 목적으로 삼성전자는 2013년부터 이를 협력사에게 지급해오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13일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협력업체들을 쥐어짠 결과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 상생협력 의지를 재확인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5. 중소·중견기업 제조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마트공장 구축에 600억원 지원


인사이트사진제공 = 청와대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향후 5년 동안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자금을 지원하는 '스마트팩토리 지원사업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2022년까지 삼성전자는 연간 100억원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재단법인 민관합동스마트공장추진단에 기부된다.


여기에 중소벤처기업부의 매칭금 500억원을 포함하면 5년간 총 1,000억원 규모의 출연금이 조성돼 국내 스마트팩토리 구축 대상 기업의 제조현장 혁신, 운영 시스템 구축, 자동화 등 지원에 투입된다.


이와 별도로 스마트팩토리 구축 대상 기업의 판로 개척과 인력 양성, 신기술 접목 등 종합 지원 활동에 5년간 100억원을 지원하는 등 중소·중견기업들의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600억원을 지원한다.


6. '노벨 과학상' 한번도 수상 못한 한국 위해 1조원 추가 지원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열린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5주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향후 5년간 약 1조원의 예산을 추가 지원해 노벨 과학상 토대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2022년까지 5년간 약 1조원을 투입해 기초과학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 등과 같은 차기 미래과학기술 연구개발(R&D) 지원에 팔 걷고 나선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추가 지원에 대해 한국에서 '노벨 과학상' 수상이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노벨 과학상'과 같은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미래과학기술 분야를 삼성전자가 계속 지원한다"고 말했다.


7. 부모님 세대의 '악연' 끊으려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삼성그룹과 CJ그룹의 오너들이 선대 회장의 '악연'을 끊어내면서 범(凡) 삼성가(家) 화합의 물꼬를 트려고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그룹의 대외총괄에 박근희 전 삼성생명 부회장을 영입한 것과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의 양해를 구하는 등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CJ그룹 한 관계자는 "삼성맨인 박근희 부회장을 영입하는데 최고위급 인사의 합의가 없었다면 절대 가능할 수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는 지난 '악연'을 모두 끊어내고 예전의 사이 좋았던 범 삼성가를 재건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