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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둘이 가는 줄 알았던 펜션에 남친의 가족이 모두 누워있었어요"

2년 만에 떠난 여름 휴가지에 남친이 가족을 데려와 헤어지기로 결심한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지긋지긋한 폭염과 폭발할 것만 같은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 남자친구와 '단둘이' 떠난 여행.


상상만 해도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야릇한 상상도 떠오르게 된다. 게다가 그곳이 '스파'(Spa)가 있는 펜션이라면 더더욱 상상하고 싶은 휴가 장소일 것이다.


큰 스파가 설치된 펜션으로 남친과 즐거운 휴가를 떠났던 한 여성은 도착하자마자 충격에 빠졌다. 상상도 못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름휴가 펜션에서 남자친구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결혼하려 했던 그와 헤어지기로 했다는 여성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여성 A씨에 따르면 그 펜션에 가기 위해 약 한달 전부터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무엇을 먹고, 어디를 가고, 어떻게 놀 것인지 세세하게. 메뉴도 '바베큐'로 정했고, 야외에서 그릴에 구워먹기로 했다.


남자친구는 "내가 다 준비할테니까, 자기는 몸만 와"라는 말도 했다. 펜션비는 100% A씨가 부담했지만 말이다.


서로 바쁜 탓에 두 사람은 지난해 여름휴가를 건너뛰었다. 2년만에 맞이한 여름휴가는 A씨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A씨는 마트에 들러 쉬면서 먹을 과자를 이것저것 샀다. 평소 다이어트를 위해 과자를 참아왔지만, 행복한 여름휴가지에서마저 다이어트를 할 수는 없었다.


펜션에 도착해 방키를 받은 뒤 양손에 음식이 잔뜩 든 봉지를 들고 들어간 방. 그곳에는 불청객이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남자친구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동생이 있던 것. 소파에 벌러덩 누워계신 아버님의 모습은 A씨를 멍하게 했고, 소파에 기대 TV를 보는 어머님도 충격적이었다.


더군다나 인사도 없이 바닥에 다리를 꼬고 누워 눈길 한 번 안주고 스마트폰을 하는 동생의 모습에 A씨는 환장할 것만 같았다.


이미 인사를 드렸던 적이 있지만, 2년 만의 여름휴가를 같이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A씨는 "왜 여기 계시나요?"라 정중하게 물었다.


그런데 그때, A씨의 남친은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하는 거야?!"라며 소리쳤다. 사람이 너무 당황해 머리가 백지가 되면 아무 소리도 안 나온다고 한다.


인사이트A씨가 꿈꾸던 여름휴가는 산산조각이 났다. / gettyimagesBank


A씨가 딱 그랬다. 여기서 남친이 "너에게 말하면 안 된다고 할 게 뻔해서 그냥 얘기 안 했어"라고 어퍼컷을 날렸다.


2년이나 사귀었는데 내 표정을 보고도 내 감정을 알아채지 못하는 남자친구라니. A씨는 남자친구에게 "펜션비 보내놔. 그리고 장본 것도 다 계좌로 보내"라는 말을 던지고 펜션을 나왔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막상 나오기는 했는데, 덥고 습하고 짐까지 많아 처량함을 느끼게된 것이다.


A씨는 겨우겨우 택시를 잡아 타 터미널로 향했다. 그 안에서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다시 돌아와"라는 말과 함께 "내년에는 우리끼리 따로 오자"라는 남친의 메시지는 그녀의 마음을 더 슬프게 했다.


내년이라니. A씨는 "2년 만의 여름휴가가 날아갔고, 2년 동안의 사랑이 날아갔다"면서 "오늘부로 끝이고 내년은 없다"고 말했다.